카이스트·아주대병원 두축으로… ‘평택 브레인’ 밝게 연다

 

市북동부 4.83㎢ 부지 복합혁신 도시사업

카이스트 평택캠, 반도체 인재양성 목표

삼성전자와 계약학과 年 100명 인력 배출

 

아주대 평택병원 ‘500병상 규모’로 조성

연구·바이오제조 등 ‘의료복합타운’ 예정

‘과천 제3병원 관련’ 19일 기자간담회도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평택시 제공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평택시 제공

평택 미래 발전에 동력을 제공할 ‘평택 브레인시티’ 사업이 끝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한때 좌초 위기에 몰렸던 평택의 미래 전략 거점이 이제는 카이스트와 아주대병원이라는 든든한 동반자를 확보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평택 북동부 지역 4.83㎢ 부지에 연구·상업·주거시설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된 복합 혁신 도시 사업으로, 평택도시공사와 중흥건설이 공동 출자해 구성한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주)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은 총 2단계로 추진되며 1단계는 평택도시공사가 산업시설용지를 개발 및 분양하고, 2단계에서는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에서 1만8천여 세대 규모의 거주시설과 학교 및 지원시설용지 등을 개발하게 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숱한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평택시는 토지 보상과 부지 조성공사를 차근차근 진행했고 현재 1단계 부지 조성률은 90%, 2단계는 64% 진행된 상태다. 최근에는 아주대병원이 과천에 새로운 병원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있었지만, 평택의 큰 그림은 여전히 정상궤도 위에 있다.

‘브레인시티’란 명칭은 원래 ‘브레인’을 상징하는 성균관대에서 비롯됐다. 2007년 성균관대 유치와 함께 표면화된 브레인시티 조성 계획에 지역사회는 큰 기대감을 보였지만 사업 지연과 계획 변경, 그리고 결국 대학 철회라는 뼈아픈 과정을 거치며 기대감은 실망으로 변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브레인 없는 브레인시티’라는 조롱 섞인 우려와 시민들의 걱정이 매우 컸다. 그러나 시는 토지 보상과 부지 조성공사를 차근차근 진행했고 마침내 ‘카이스트’와 ‘아주대병원’이라는 강력한 두 축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2021년 11월25일 평택시청 종합상황실에서 정장선(왼쪽 세 번째) 평택시장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김수우 브레인시티 PFV 사장 등이 카이스트 평택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2021.11.25 /평택시 제공
2021년 11월25일 평택시청 종합상황실에서 정장선(왼쪽 세 번째) 평택시장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김수우 브레인시티 PFV 사장 등이 카이스트 평택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2021.11.25 /평택시 제공

이처럼 2020년 카이스트 유치가 확정된 이후 시는 발 빠르게 협약을 체결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와 인재 양성을 핵심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와 계약학과를 운영하며 매년 100명 내외의 전문 인력을 배출할 계획을 세웠고, 연구센터·기업지원센터·글로벌 산학클러스터 구축 계획도 마련한 상태다.

내년 착공을 거쳐 해당 캠퍼스가 완성되면 평택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메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히 지역 발전 차원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의 심장부로 자리매김하는 셈이어서 학계 및 관련 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22년 3월31일 평택시청 회의실에서 정장선(왼쪽 여섯 번째) 평택시장과 아주대병원 관계자, 김수우 브레인시티 PFV 사장, 시 관계 공무원 등이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건립을 위한 이행협약을 체결했다. 2022.3.31 /평택시 제공
2022년 3월31일 평택시청 회의실에서 정장선(왼쪽 여섯 번째) 평택시장과 아주대병원 관계자, 김수우 브레인시티 PFV 사장, 시 관계 공무원 등이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건립을 위한 이행협약을 체결했다. 2022.3.31 /평택시 제공

브레인시티의 또 다른 축은 아주대 평택병원이다. 500병상 규모의 최첨단 종합병원이다. 이와 관련 2023년 토지 공급계약과 2024년 기본계획 수립을 마쳤다. 2026년 실시설계, 2028년 착공, 2031년 준공이라는 로드맵에 따라 병원 설립이 이뤄질 전망이다.

아주대 제2병원 역할을 하는 평택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의료연구·의료복지·바이오제조·교육 등이 이뤄지는 의료복합타운의 중심이 될 예정이다.

평택시는 물론 경기남부권과 충청북부권 시민들의 건강권 보장과 지역 의료 수준 향상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아주대 의료원이 과천시 막계동에 제3병원 건립 계획을 내놓으면서 평택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불안감이 감돌았다.

‘혹시 (아주대) 평택병원이 뒷전으로 밀리는 건 아닌가’란 우려가 매우 높았다. 이에 아주대 의료원의 입장은 분명하다.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아주대 측은 평택 제2병원 건립은 반드시 예정대로 추진되며 수원 본원, 과천 제3병원과 함께 ‘3각 의료축’을 형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평택은 경기 남부와 충청 북부를 아우르는 거점, 과천은 안양권 응급 의료 취약지를 보완하는 거점으로 역할이 명확히 구분된다. 아주대 의료원 측은 이 같은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고 건립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오는 19일 평택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시 관계자는 “평택 브레인시티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위치한 ‘고덕 국제화 계획 지구’, 세계 무역 물류 항만으로 볼륨을 키워가는 ‘평택항’과 삼각 형태를 이루고 있다. 평택의 동서남북을 균형 있게 성장시켜 나가는 그 역할의 한 축을 브레인 시티가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정장선 평택시장 “교육·연구·의료·산업 잇는 혁신생태계 재탄생”

평택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 상징으로

치밀하고 빠르게 막바지 사업 진행중

정장선 평택시장이 브레인시티 사업 추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평택시 제공
정장선 평택시장이 브레인시티 사업 추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평택시 제공

“경기도 일반산단 중 최대 규모(482만6천여 ㎡)의 브레인시티가 조성될 수 있었던 건 ‘평택지원특별법’ 덕분입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국회의원 시절 직접 평택지원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 제정을 통해 평택 발전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던 만큼 브레인시티의 성공도 정 시장의 오랜 염원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되자마자 들려온 건 성균관대의 사업 포기였다.

그는 “민선 7기 시장이 되고 얼마 뒤 성균관대의 사업 포기 소식을 접했다. 브레인시티 사업의 중심이 되는 대학 캠퍼스 유치가 무산되자 지역사회는 크게 실망했고, 행정 책임자로 큰 부담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 시장은 “하지만 브레인시티가 가진 잠재력을 바탕으로 여러 대학들이 문을 두드렸고 카이스트 유치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카이스트에 대해 비관적인 목소리도 있으나 대학 측의 평택캠퍼스 조성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그러면서 “최근 아주대 과천병원 설립 소식에 술렁이는 지역사회 분위기는 충분히 이해된다. 이에 대해 아주대병원 측은 평택에 제2 병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과천 병원보다 규모가 더 크며 경기 남부와 충청권을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 지연은 있으나 사업 포기는 없다는 것이 병원의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카이스트와 아주대 평택 제2 병원 지연 우려 등도 결국 큰 기대 덕분임을 잘 안다. 현재 브레인시티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높다. 반도체,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기업들이 입주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브레인시티는 이제 더 이상 표류하는 사업이 아닌 교육·연구·의료·산업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혁신 생태계로 재탄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시장은 “브레인시티가 평택을 넘어 국가적 경쟁력 강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치밀하고 빠르게 막바지 사업을 진행하겠다. 완공된 브레인시티는 반도체 및 의료, 연구, 경제 등 여러 분야의 발전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