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이후 70년간 차별 받아온 ‘연천군’
국가안보란 명목 아래 규제 더욱 강화되고
수도권정비계획법 의해 비수도권보다 열악
발전 저해·소멸 위기… ‘국가적 지원’ 절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됐다. 실용주의와 함께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연천군수로서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출신이라는 점은 더욱 각별하게 여겨진다.
이 대통령은 민선 7기 경기도지사 시절 연천군 청산면에 농촌기본소득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멸 위기 지역인 청산면을 인구 유입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연천군을 비롯한 특수상황 접경지역에 대한 이해도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70여 년의 세월 동안 차별받고 소외되어 온 접경지역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과의 안보 동맹 및 접경지역 군사력 강화를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적인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국가안보 우선이라는 명목은 접경지역의 군사 안보와 관련된 규제를 더욱 강화해 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수상황 접경지역인 연천군은 제대로 된 산업기반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연천군 쇠락은 반세기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의 상흔(傷痕)이자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는 한반도의 비극이다.
연천군은 남북 분단 이후 70여 년간 국가 정책에서 접경지역과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늘 뒷전으로 밀려왔다.
새 정부는 세계 경제 안보 속에서 접경지역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전략적 관점에서 국가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재명 정부의 미래성장 전략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반세기가 다 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하여 수도권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제정된 지 43년이 흘렀다. 그 사이 서울과 경기 남부, 경기 북부의 사회, 경제, 문화의 격차는 천지차이(天地差異)로 벌어졌다.
연천군은 수도권으로 분류되지만 고령화 지수, 재정자립도, 사회간접자본(SOC)은 비수도권보다 열악한 상황이다. 여기에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등 중첩 규제로 인한 개발 제한은 연천군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이나, 이 대통령이 강조한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수도권과 지방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 가능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여기에 접경지역을 삼분화(三分化)하여 연천군 등 접경지역은 수도권으로 묶인 규제를 풀고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
경기 최북단에서 연천군 주민들은 북한과 마주하며 지난 70여 년간 군사시설 규제, 군사 훈련으로 인한 소음 등 국군(軍)의 방위력 강화를 위해 인고의 세월을 보내왔다. 언제까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소외와 차별을 감내할 수 없다.
세계 대전환의 시대에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그간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특수상황 지역의 여건과 의지는 충분하다.
접경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특별한 지원과 보상을 통해 정부가 이를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연천군은 국가 전략 목표를 강화하고 이를 실현할 만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은 지역의 주도적 성장 노력을 바탕으로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는 다시 국익을 위한 동력으로 환원될 것이다. 특수상황 접경지역에 대한 특별한 보상만이 대한민국 전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과 한 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시대를 위한 초석(礎石)이 될 수 있다.
/김덕현 연천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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