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아이가 아닌데 왜 벌써 갔니, 재석아···”
15일 오전 10시께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하다가 사망한 고(故)이재석 경사를 추모하는 영결식이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열렸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으로 엄수된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해양경찰관 동료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인천시, 옹진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고인의 관이 실린 운구차가 영결식장으로 도착하자 동료 해양경찰관들은 일제히 경례하며 고인에 대한 예의를 표했다. 태극기로 감싼 관이 운구차에서 빠져나오자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영결식장에 울려퍼졌다. 운구행렬은 영결식장을 한 바퀴 돌며 동료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날 이 경사의 어머니는 지난 9월 4일 아들의 생일을 맞아 준비해뒀던 생일 선물을 꺼내보였다. 이 경사의 어머니는 연신 “사랑한다 재석아”를 외치며 아들에게 전하지 못한 회색 운동화를 헌화비 단상 위에 올렸다.
고인을 기억하는 동료 해양경찰관의 추모사가 시작되자 곳곳에서는 울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동료 김대윤 경장은 “교육원 시절부터 학생장으로서 동기들을 형처럼 이끌고 다독이던 사랑하는 친구 재석이의 모습이 여전히 아른거린다”며 “사람들은 이재석 경사를 영웅이라고 치켜세우지만, 우리는 가족이자 친구, 동료로서 추위와 어둠 속에서 싸웠을 재석이의 모습이 떠올라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보내온 조전을 통해 “고인은 오직 생명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칠흑같은 어둠 속 물이 차는 갯벌 가운데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며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동료를 떠나보낸 유가족과 일선 경찰관 분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고인의 안식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순직한 이재석 경사에게는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고 이재석 경사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진상조사단’을 즉시 가동할 계획이다.
오상권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은 “사고 발생 당시 2인1조 출동원칙이 지켜지지 못한 문제점이 있었던 바, 상황대응 수칙과 근무체계 등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파출소 내 전반적인 구조역량을 보강하겠다”며 “철저하게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책임질 부분은 철저히 책임을 질 것이며,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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