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조지아주 사태로 급변 신뢰 균열

국회, 대통령 보유 과반 정당 입법독주 우려

국제정세 재편·정치불안 속 정부 수반 중요

李, 중립적·미래지향적 냉철한 판단해주길

윤인수 주필
윤인수 주필

‘뉴 노멀(New Normal)’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른 기준, 표준을 뜻하는 신조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새로운 경제질서를 지칭하는 용어로 국제화됐고, 포스트 팬데믹 사회의 급변을 포괄하면서 용례가 무한대로 확장됐다. 세기와 세대의 주기로 진화했던 과거 세상과 달리 현대의 세계는 새로운 현상을 정의하기도 전에 낯선 변화에 직면한다. 격렬한 변화를 구분하기 힘드니 뉴 노멀이 만능이 됐다.

지금 대한민국은 전 분야에 걸친 모든 형태의 뉴 노멀을 압도하는 실존적인 뉴 노멀의 도래를 목격하고 있다. 첫째가 한미동맹 뉴 노멀이다. 올해 초 트럼프가 재집권한 미국을 우리는 탄핵과 대선 정국으로 방치했다. 한미 FTA시대의 종언과 한국 경제의 파국에 대한 우려가 비등했다. 그 걱정이 8월 한미 정상회담으로 해소된 듯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의 화기애애한 공개 대담에 청와대 대변인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한 회담’이라고 했다. 반년 가까운 협상시간을 까먹은 한국에 대한 동맹국 미국의 배려인 듯해 흡족했고, 한미 경제협력의 뉴 노멀이 눈앞에 온 듯싶었다.

조지아주 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ICE, FBI, DEA 등 미국 공권력이 총출동해 한국인 317명을 쇠사슬로 결박해 구금했다. 백악관 모르게 저지를 일이 아니었다. 미국이 동맹국 국민을 구금한 8일 동안 한국에선 해방 이후 80년 미국에 대한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 한국의 뒤통수를 친 미국은 곧바로 청구서를 내밀었다. 3천500억 달러를 바로 입금하든지, 25% 관세를 내든지 하란다. 정상회담에서 웃으며 환대했는데, 돌아가선 왜 소식이 없느냐고 짜증을 내는 형국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천160억 달러다. 3천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면 외환위기에 직면한다. 이 대통령의 트럼프 극찬은 국익에 반하는 합의를 지연시킬 목적이었다싶다. 동맹의 배려를 설득할 시간을 벌려 했을 테다. 미국은 한국인 체포로 판을 흔들었다. 조지아주 사태로 한미동맹은 정신과 정서가 빠지고 힘의 논리만 남았다. 수평에서 수직으로의 전환, 한미동맹의 뉴 노멀일 수 있다.

둘째는 국회의 뉴 노멀이다. 22대 국회에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나홀로 입법을 강행 중이다. 상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방송3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정부조직개편의 큰 틀에서 검찰청 폐지와 금융감독 기관 개편을 위한 관련법안도 민주당의 뜻대로 처리 과정을 밟고 있다. 특히 3대 특검법은 정청래 당 대표가 여야 합의를 파기하고 특검 기간 연장을 단독 처리해 파문이 일었다. 여당의 6선 법사위원장이 야당의 5선 간사 선임을 거부한다. 민주당이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법원 개편과 내란특별재판부 입법 시동이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라 가능한 입법 독주다. 22대 총선 지역구 득표율 50%인 민주당의 독주로 국민의힘을 찍은 45%가 대의 통로를 잃었다. 대통령을 보유한 과반 정당의 국회 독점이 뉴 노멀이라면 무섭다.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면 현재의 입법은 완전히 전복될 수 있다. 완박과 원복이 교차하는 동해보복형 정치의 시발점이 될 뉴 노멀이다.

동맹의 급변과 정치 불안의 한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국가를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다. 국익을 실현해야 할 국제정세가 새롭게 재편되고 미국은 변했다. 전체 국민의 이익을 실현해야 정부 수반 입장에서 민주당의 국회 독주는 부담스럽다. 외교를 생각하면 고독하고 정치를 바라보면 고단할 것이다. 대통령이 그런 자리다. 정치, 경제, 외교 불안 국면에 국민 모두가 대통령만 바라본다. 진정한 보수라면 대통령의 실패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실패가 용납될 수 없는 예민한 시대임을 직감해서다.

“모든 정책 현안에 대해서 최대한 감정과 자기 입장을 배제하고 중립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냉정하게,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발언이다. 임기 5년 국정을 이 다짐대로만 수행해 주길 고대한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