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공중협박 혐의 검거 A군

다른 학생 명의로 폭발물 위협글

홈페이지, 과태료 200만원 경고뿐

절차 부실… ‘112’는 확인 거쳐야

소방청 “개편중, 간편인증 추가”

119 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 캡처.
119 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 캡처.

최근 수원시 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허위 폭발 협박 신고(9월16일 인터넷 보도)가 접수되면서 공권력 낭비 문제가 떠오르는 가운데, 거짓 신고가 접수된 119 온라인 신고 시스템이 본인 인증 등 기본적인 확인 절차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 권선구 초등학교 폭파 협박 신고… 경찰 수색

수원 권선구 초등학교 폭파 협박 신고… 경찰 수색

안에 있던 학생 282명과 교직원 44명, 방문자 5명 등 331명을 운동장으로 대피시켰다. 이어 초등학교 내부를 수색했으나 폭발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해당 학교는 수업을 재개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색을 완료한 상태”라며 “해당 신고 접수자를 추적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1664

17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수원권선경찰서는 이날 공중협박 혐의로 중학생 A군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지난 16일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 ‘신고하기’ 란에 “수원시 권선구 소재 B 초등학교에 핵폭탄을 터뜨리겠다”는 게시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A군은 이날 오전에도 119에 “권선구 모 중학교 보건실에 불을 지르겠다”는 내용으로 허위 협박 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경찰특공대와 군 폭발물처리반 등 전문 인력을 투입해 1시간40여분간 초등학교 내부를 수색한 뒤 폭발물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에 있던 학생과 교직원 등 280여명이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신고는 B초등학교 재학생인 C군 명의의 전화번호로 작성돼 C군이 용의자로 의심받기도 했으나, 경찰은 A군이 C군의 연락처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확인했다.

A군이 쉽게 허위 신고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소방당국의 온라인 신고자 확인 절차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실제 A군이 이용한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 신고하기 란에는 별다른 본인 인증 절차 없이 이름과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누구나 신고글을 작성할 수 있었다.

입력창에 ‘거짓 신고 시 최소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경고문만 적혀 있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허위 신고글을 작성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신고 전 휴대전화를 통해 본인 확인 인증을 거쳐야 하는 경찰의 112신고포털과 비교했을 때 확인 절차가 부실하다는 지적과 함께 공권력 낭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00만원대 과태료 처분에 그친다는 소방당국의 경고는 미성년자들의 범죄 호기심을 막기엔 부족해 보인다”며 “119 긴급 신고 대부분이 전화로 이뤄지는 만큼 온라인 상에선 신고자 확인을 강화하고, 형사처벌과 과태료 부과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방청 관계자는 “현재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면서 “개편 과정에서 119신고 절차에 간편 인증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