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서 매년 수백억 예산받고
교육감이 임용권자 아니란 이유로
해임·정직 등 요구 관행처럼 무시
경기도 내 일부 사립학교들이 교육당국의 감사 처분 요구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등 ‘무소불위’의 행태를 일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도내 교육계에서는 과거부터 지속되는 사립학교들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해 당국의 처분을 확실하게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8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4월18일부터 6월10일까지 도내 A사립고와 해당 학교를 운영하는 B학교법인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일부 국회의원들과 경기도의원들이 A고의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도교육청이 직접 나서 감사를 진행한 것이다.
감사 결과 A교는 급식업체가 사업장 주소지를 학교 주소로 하고, 교내에 가설건축물을 설치해 사무실과 창고로 사용함에도 사용허가 및 관할기관 신고 등 행정절차 없이 무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2023학년도부터 2025학년도에 근무 중이던 계약제 교원을 재임용하면서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 등 ‘사립 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상의 채용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교장 C씨에 대한 해임 요구 등이 포함된 감사 내용을 지난 7월 A교와 B학원에 통보했다. A교와 B학원은 감사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재심의를 신청했지만, 도교육청은 검토 결과 감사와 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이달 관련 내용을 A교와 B학원에 추가로 통보했다.
그럼에도 A교는 아직 도교육청의 교장 해임 처분 요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감사 결과 나온 중징계 처분의 수위를 낮춰 경징계 처리한 사립학교도 있다.
이천교육지원청은 올해 상반기에 횡령과 관련해 사립학교인 D고등학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관리 감독에 소홀한 D학교장에게 중징계인 정직 처분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 법인은 D학교 교장에게 경징계인 감봉 처분을 했다.
이에 이천교육지원청은 도교육청에 재징계를 요청했고 그 이후에야 D학교 법인은 교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처럼 도내 일부 사립학교들이 교육당국으로부터 해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관행처럼 당국의 감사 결과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도교육청에서 관내 사립학교로 직접 내려보낸 교육환경개선사업비는 733억여원이며, 올해도 793억여원의 예산을 책정하는 등 사립학교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사립학교들이 교육행정기관의 교장 해임 등 신분상 조치를 따르지 않는 이유는 사립학교의 임용권자가 관할기관의 교육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의 경우 사인이나 학교법인이 운영 주체이기 때문에 사립학교법상 교육행정기관이 감사 결과에 따른 신분상 조치를 직접 할 수 없고 사립학교 임용권자에게 요구만 할 수 있다.
도내 교육계 관계자는 “감사 결과 부정과 비리에 의해서 나오는 문제는 (사립학교의) 자율성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사립학교도 공적 자금이 들어가는 우리나라 공교육 시스템 내에 속한다. 비리가 심각한 사립학교의 경우 지도·감독기관인 교육청의 행정처분에 대해 적극 응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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