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을 암세포 제거에 비유
도내 초교 80여곳·100권 넘게 비치
국사편찬위 “역사왜곡” 판단 불구
도교육청 “개별 학교 운영위 결정”
국사편찬위원회가 역사왜곡 판단을 내린 리박스쿨 추천 아동용 도서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 등이 현재까지도 경기도 내 학교 도서관에서 열람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도내 주요 공공도서관은 본보 보도(8월28일자 7면 보도) 이후 제한 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학교 도서관도 운영위원회 심의를 통한 조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도내 각 지자체별 공공도서관의 해당 도서 보유 현황을 확인한 결과, 화성시·남양주시·파주시 등 주요 지자체 도서관에서는 열람 제한 조치를 취해 현재는 검색이나 대출이 불가능한 상태다.
화성시 도서관 관계자는 “지난달 말 각 도서관에서 자체적으로 열람 제한을 했으며, 29일 기준으로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앞서 수원시 도서관에서도 국사편찬위 판단을 근거로 선제적으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도내 학교 도서관은 여전히 이 책을 보유하는 등 대출이 가능한 상태였다. 교육부의 ‘도서로’ 시스템에는 여전히 도내 80여 곳의 초등학교에서 100권이 넘게 비치된 것으로 조회됐다.
문제가 된 해당 도서는 여순사건과 제주 4·3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군·경의 민간인 학살을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사선 치료’에 빗대는 등 왜곡된 서술이 담겨 있어 논란을 빚었다. 지난 7월 국회 청문회에서도 여당 의원들이 이를 강하게 질타했고, 국사편찬위에서도 역사왜곡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동용 도서인 만큼 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도의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호준(민·남양주6) 경기도의원은 “과거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학부모 민원만으로도 폐기 조치가 이뤄졌다. 반면 국사편찬위가 역사왜곡이라고 판단한 책은 그대로 두고 학교 자율이라는 이유로 미루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학교 도서 구매 리스트를 사전에 공개하고 학부모·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7일 교육감 보고를 마쳤다”며 “학교 자료 선정과 폐기 여부는 개별 학교 도서관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되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학교 도서관 운영위원회는 학부모를 포함해 다양하게 구성되며, 자료 구입 목록은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해 교육공동체 의견을 수렴하도록 돼 있다”며 “위원 연수와 담당자 교육 등을 통해 운영위원회 내실화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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