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주민·경제 안심 메시지… 남북관계 유연한 대응
해상 NLL 일대 덕적도 등 완충구역 설정
남북 어민 안전 어로활동·공동이익 창출
이재명 대통령이 ‘9.19 군사합의 정신 복원’을 재차 천명했다. 이 대통령이 재차 명확한 평화 유지 의지를 보인 것은 남북 접경수역을 품은 인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9·19 평양공동선언’ 7주년을 맞은 지난 19일 “9·19 군사합의 정신 복원을 위해,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대통령으로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국민과 함께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9·19군사합의 정신 복원’을 강조한 것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것으로 그 필요성을 실용적 가치에서 찾았다. 주민 불편·불안, 대내외적 정치·경제적 ‘리스크’를 적극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다시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밤잠 설치는 일 없도록, 다시는 우리 경제가 군사적 대결로 인한 리스크를 떠안는 일이 없도록, 다시는 분단을 악용한 세력으로부터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실용적 측면에서 볼 때, 9·19군사합의 내용에는 인천에 필요한 실질적 조치들이 담겨 있었다. 분쟁과 갈등의 바다가, ‘평화·협력의 바다’로 전환됐다는 의미가 있었다.
우선 군사분계선 인근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적대행위를 중지했다. 특히 해상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덕적도 이북과 북측 초도 이남을 완충구역으로 설정했고, 이 구역에서의 포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했다. 포구·포신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 폐쇄조치를 취했다. 이 주변에서는 제1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으로 54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바 있어 남북 긴장 완화 조치가 필요한 곳이다.
남북은 어민의 안전한 어로 활동과 공동 이익 창출 가능성을 도모했다. 쌍방이 해상에서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기로 한 3조 2항을 통해서였다. 3조 4항에는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 내 남북공동순찰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일대에서 제3국 불법조업을 차단·단속하면서 서해상 어족자원을 보호하는 조치로, 남북 어민의 공동 이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이 대통령이 7년 전 군사합의가 아닌 ‘군사합의 정신’을 복원하자고 강조한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이재명 정부의 ‘평화체제 구축’ 시도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고, 한반도 주변국 정세가 과거와 달라지는 등 한계가 명확하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에서 다시 환원되기 어렵다. 민족 내부 문제가 아닌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이 “한 번 깨진 신뢰가 금세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엉킨 실타래를 풀듯 인내심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한 건 남북관계의 유연한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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