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 ‘물봉선’ 고인물 악취

수영장 사용후 방치… 위생 우려

구청 “배관 고장후 비 자주 온 탓”

물놀이 시설 운영이 끝난 수원시 영통구 물봉선어린이공원. 22일 오후 놀이터에 물이 고인 채 방치돼 있다. 2025.9.22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물놀이 시설 운영이 끝난 수원시 영통구 물봉선어린이공원. 22일 오후 놀이터에 물이 고인 채 방치돼 있다. 2025.9.22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지자체가 관리하는 여름철 물놀이 시설이 사후 관리 없이 방치되며 위생에 위협이 되고 있다. 늑장대응에 이 문제 해결은 한가위 명절이 지난 다음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22일 오전 찾은 수원시 영통구 물봉선어린이공원. 공원 한가운데 있는 놀이터 근처로 다가가자 물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놀이터 바닥에 고인 물이 썩은 탓이다. ‘물놀이형 놀이터’에 해당하는 이곳은 매년 여름이면 바닥에 물을 채워 동네 수영장 역할을 한다. 올해는 지난 7월 1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수영장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여름철 물놀이 시설 운영이 끝난 지 한달가량이 지났음에도 놀이터 바닥에는 여전히 물이 고였고, 옴폭 팬 고무 바닥에는 오랜 시간 물이 차있다 보니 까만 물때가 잔뜩 끼어 있었다. 물 속에는 정화조나 하수구처럼 오염된 물에서나 볼 법한 장구벌레가 자라는 모습도 보였다. 잠자리 등 곤충 사체가 물 위에 떠올라 있기도 했다. 사체 주변에는 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들이 둥둥 떠 있었다.

주민들은 평소 산책을 하던 공원에서 난데없이 벌어진 불편한 상황에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공원 근처를 거닐던 이들은 벤치에 앉으려다가도 고인 물에서 나는 악취를 맡고 자리를 피했다. 영통구민 김모(69)씨는 “멀리서 언뜻 봤을 때 물이 고여 있길래 물놀이 시설을 아직 운영하는 줄 알았다”며 “비린 냄새도 심하고 보기도 좋지 않아 동네 흉물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물놀이 시설 운영이 끝난 수원시 영통구 물봉선어린이공원. 22일 오후 놀이터에 물이 고인 채 방치돼 있다. 2025.9.22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물놀이 시설 운영이 끝난 수원시 영통구 물봉선어린이공원. 22일 오후 놀이터에 물이 고인 채 방치돼 있다. 2025.9.22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아이들이 자주 뛰어 노는 놀이터라는 점에서 위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민 최모(38)씨는 “지난 주말에는 동네 아이들이 놀이터 근처에서 놀다가 뭣 모르고 물에 발을 담그는 모습을 보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며 “물이 많이 더러울텐데 아이들이 자칫 병이라도 날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해당 놀이터를 관리하는 영통구청은 물고임 문제에 대해 “놀이터 바닥 배관이 고장이 나서 배수가 원활하게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바닥에 고인 물을 양수기로 끌어올려 빼고 있지만, 최근 비가 자주 오다 보니 물이 계속 고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추석이 지나고 문제의 배관과 놀이터 바닥의 고무 포장을 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물이 고인 지 3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배관 수리에 나서지 않은 구청의 일처리 속도가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A씨는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원인데 한달째 물이 고여서 썩는 것이 반복되도록 방치하고 있느냐”며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빠른 시일 내로 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