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재개 아니라 폐점 가능성 여전
“옮길 곳 가계약금 내” 이미 준비도
일부 ‘고별세일’ 유령매장 인식 생겨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정치권과의 논의 끝에 예정됐던 폐점을 ‘유보’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폐점 일정에 맞춰 점포 이전 등을 준비하던 입점 점주들이 혼란에 빠졌다.
지난 19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홈플러스사태해결공동대책위,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김병주 MBK 회장은 “홈플러스 매수자가 결정될 때까지 전국 15개 점포의 폐점을 보류하겠다”고 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기업 회생 절차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오는 11월16일부터 전국 15개 홈플러스 매장을 순차적으로 폐점하겠다고 통보했다. 폐점이 예정됐던 매장 중 6곳(인천계산·시흥·일산·안산고잔·수원원천·화성동탄)이 인천과 경기 지역에 있다.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은 MBK파트너스 측의 갑작스런 폐점 보류 결정에 당혹해 하고 있다. 폐점 결정 후 진행되고 있던 보상 방안 등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다시 폐점 절차가 개시될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구에 있는 홈플러스 계산점은 오는 11월 16일 폐점이 예정돼 있었다. 이 곳에서 10년 가까이 상점을 운영했다는 김모씨는 “폐점 백지화를 통해 매장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아니고, 언제 다시 폐점할지 모르는 ‘보류’는 점주들에게 혼란만 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폐점까지 2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지난 18일 본사와 보상 논의를 마쳤었다. 다른 지역으로 옮길 가게를 알아봤고, 이사갈 가게에서 사용하지 않을 물품은 벌써 처분했다”며 “준비한 대로 가게를 빼자니 11월 10일 전까지는 자발적으로 나가는 거라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하고, 언제 다시 폐점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폐점 안내 이후) 매출이 70% 넘게 떨어진 가게를 지킬 자신도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입점 점주 박모씨는 “홈플러스 본사가 남은 임대 계약 기간을 일부만 인정하겠다고 해 보상금 협의도 아직 다 못한 상황”이라며 “폐점 보류 결정이 나면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어 “계산점은 이미 고별 세일을 진행하며 손님들에게 유령 매장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인수자만을 기다리며 폐점을 미루는 게 무슨 의미냐”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홈플러스 일산점에서 식당을 입점해 운영하는 현모씨는 “폐점을 앞두고 매장을 이전하기 위해 새 가게 보증금 일억원 중 가계약금 천만원을 입금한 상황”이라며 “이전 계약을 포기해 계약금을 날릴지, 예정대로 매장을 이전해 보상금을 포기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폐점이 보류된 상황이긴 하지만, 매장 철수를 준비했던 점주들에게는 계획했던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담당자가 점주들과 관련 내용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윤지·마주영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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