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입주민 대상 설문조사키로
관리소 “하차구역 지정한것” 해명
“명절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한참 많을 때라 한시름은 놓았어요. 하지만 언제 또 출입이 제한될지 몰라서…. ”
인천 남동구 논현동 아파트 단지에서 물품을 배송하는 택배기사 최인수(가명·35)씨가 이같이 토로했다.
앞서 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는 소방도로 확보와 입주민 사고 예방을 위해 택배 차량의 지상층 운행을 제한(9월5일자 4면 보도)했다가, 최근 이를 보류하고 내달 입주민을 대상으로 택배차량 진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최씨는 해당 아파트 단지 내 지상층 운행이 제한된 후 정문에 택배물품을 놓은 뒤 입주민이 찾아가도록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그는 “요즘 택배 물량이 평소보다 2배로 늘어 오늘 하루만 해도 배송해야 하는 물품이 500여개에 달한다”라며 “도저히 손수레로 다 배송을 할 수 없어서 정문에 택배물을 배송하고 주민들이 찾아가도록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상층 진입 제한에 대해 자신도 반대한다며 응원해준 주민들이 많았다. 힘내라며 쪽지를 써준 주민도 있었다”고도 했다.
입주민들은 직접 정문에 놓인 택배 물품을 집까지 가져와야 해 불편을 겪게 됐다. 택배 차량을 단지 안으로 들여보내라고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에 항의하는 입주민들이 늘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큰 사고가 나기 전 안전을 위해 아파트 전체 6개 동을 3개 동씩 묶어 하차 구역 2곳을 지정해 물품을 운반하도록 한 것이지, 택배 차량의 진입 자체를 막은 것이 아니다”라며 “앞 아파트의 경우에도 과거 지상층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 택배 차량 진입이 제한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마치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들이 택배기사에게 갑질한 것처럼 입주민을 비롯한 지역 커뮤니티에까지 잘못 알려져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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