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상권, ‘공실(空室)’·(1)]

제2순환·웨이브파크 등 장밋빛 미래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공실섬’ 오명

올 3월 기준 82% 차지… 참혹한 현실

사람이 머물도록 설계됐지만 장기간 ‘텅 빈’ 도심 상가의 공실 문제는 하나의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경기 서북부지역의 대표 상권조차 경기침체와 소비형태 변화로 인해 빈 점포가 잇따르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이유와 특징을 달리한다. 경기 서북부지역 사례를 통해 지역 상권이 마주한 공실 위기를 들여다보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 편집자 주

‘주거·관광·레저수요를 다 갖춘 상가, 20만 서퍼들이 모여드는 곳, 어디를 봐도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

시흥 거북섬의 상가 공실 문제는 주거대비 상업용지 비중이 지나치게 높게 배분 되는 등 정책실패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상업시설 전용면적이 전체의 약 41%에 달하는 거북섬 지구 전경. 2025.9.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시흥 거북섬의 상가 공실 문제는 주거대비 상업용지 비중이 지나치게 높게 배분 되는 등 정책실패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상업시설 전용면적이 전체의 약 41%에 달하는 거북섬 지구 전경. 2025.9.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시흥 거북섬은 장밋빛으로 가득했다. 풍부한 배후 수요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착공 예정까지 그야말로 실패할 수 없는 요소들이 투자자들을 거북섬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 거북섬에서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마치 압류딱지처럼 건물마다 붙은 ‘임대’ 현수막이다.

거북섬이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웨이브파크를 유치하면서다. 시흥시 정왕동 거북섬 상가 모습. /경인일보DB
거북섬이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웨이브파크를 유치하면서다. 시흥시 정왕동 거북섬 상가 모습. /경인일보DB

거북섬의 한 식당 주인은 “거북섬이 개발되면 경기 서부뿐 아니라 제2순환선을 통해 수도권 전체에서 바다와 서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아와 대표적인 관광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상가가 입점하는 시기에 예상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장밋빛 미래가 흙빛으로 순식간에 바뀌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거북섬은 1994년 시화지구 방조제 공사가 끝난 뒤 북측 간척지에 첨단산업지 조성 계획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2015년 거북섬 마리나항만 예정구역 지정과 해양레저복합단지 개발이 추진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거북섬에 상권이 형성될 중요한 타이밍을 빼앗았고, 그간 받았던 관심은 ‘공실섬’이라는 오명으로 되돌아왔다. 시흥시 정왕동 거북섬 상가 모습. /경인일보DB
코로나19 팬데믹은 거북섬에 상권이 형성될 중요한 타이밍을 빼앗았고, 그간 받았던 관심은 ‘공실섬’이라는 오명으로 되돌아왔다. 시흥시 정왕동 거북섬 상가 모습. /경인일보DB

거북섬이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웨이브파크를 유치하면서다. 관광유인 요소가 없는 이곳에 경기도와 시흥시,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민간사업자가 합심해서 웨이브파크를 조성해 ‘해양레저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사업은 시작됐다. 경쟁 도시였던 부산시에선 놓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었다.

호텔 등 각종 개발계획이 이어지면서 거북섬 전체가 들썩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거북섬을 강타했다. 건물이 모습을 갖췄던 때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상권이 형성될 중요한 타이밍을 빼앗았고, 그간 받았던 관심은 공실섬이라는 오명으로 되돌아왔다.

각종 개발계획이 이어지면서 거북섬 전체가 들썩였다. 하지만 팬데믹은 상권이 형성될 중요한 타이밍을 빼앗았다. /경인일보DB
각종 개발계획이 이어지면서 거북섬 전체가 들썩였다. 하지만 팬데믹은 상권이 형성될 중요한 타이밍을 빼앗았다. /경인일보DB

시흥시정연구원에 따르면 올 3월 현재 기준 거북섬 44개 상가 3천258개 점포 가운데 공실은 2천692곳으로 공실률이 82.63%에 달한다. 공실섬이란 오명은 지독한 현실을 반영한 셈이다. 특히 오피스텔 공실률은 100%로 투자자들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참혹할지 짐작게 한다.

이에 대해 시흥시정연구원 김형성 연구기획실장은 “거북섬 지구 상업시설 전용면적은 전체의 약 41%에 달하고 업무시설은 약 2% 수준에 불과해 수요 대비 상업시설이 과잉 공급됐다”고 분석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