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탐구’ 허균, 10년만에 신작
호랑이 등 상징 통해 무속의 힘 발견
■ 전통 미술의 상징 코드┃허균 지음. 돌베개 펴냄. 296쪽. 2만2천원
전통 문화를 오래도록 탐구해온 허균이 10년 만에 신작 ‘전통 미술의 상징 코드’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허균은 ‘옛그림을 보는 법’, ‘사찰 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등의 책을 써왔다. 현재는 한국민화학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낸 책은 삶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했던 옛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한 여러 상징 코드를 흥미롭게 풀어간다. 길상과 벽사, 삶과 죽음, 공간과 천문학 속에 담긴 전통의 지혜를 글로 엮어내면서, 나아가 우리의 삶에서 이어지는 상징의 문화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다.
옛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나쁜 기운과 귀신이 삶을 위협한다고 믿었다. 이는 복을 불러들이기 위해 궁궐과 절, 서민들의 집안까지 다양한 상징적인 장치가 곳곳에 마련된 이유와 맞닿아있다. 대문에는 호랑이나 문신을 그린 문배 그림을 붙였고, 절의 법당은 무서운 얼굴의 귀면 기와로 지붕을 장식해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민간에선 마을 수호신당에 솔가지와 붉은 고추, 숯을 꿰어 만든 금줄을 걸어 잡귀의 출입을 막았다. 왕릉에는 돌로 만든 석수가 서 망자의 안식을 지켰다.
옛사람들에게 해와 달, 별도 단순한 천체가 아니었다. 삼광이라 불린 하늘의 빛은 우주의 음영과 영원성,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는 상징이었다. 북극성과 북두칠성은 인간의 수명과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별로 여겨졌고 무덤 속 칠성판과 칠성도는 망자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장치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삶의 안녕을 바라는 이런 보편적인 열망은 길상으로 이어졌고 한국의 전통을 잇는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에 힘입어 한국 무속 전통에 대한 전세계인의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세계적인 문화 코드로 작동하고 있는 전통 미술의 여러 요소가 궁금한 이라면 한번쯤 책장을 들춰봐도 좋을 듯하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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