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상권, ‘공실(空室)’·(2)]

수변상가들, 겨울엔 손님 뚝

LH, 지역단절 이유 수정 주장했으나

개발이익 등 경제적 요인 작용 분석

스트리트형, 계절 변화에 약점 과제

동파방지에 수위 낮춰 경관 악영향

“인근 관광지 거쳐가는 길목일 뿐”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김포 라베니체의 수로. 유람선 운행 등 당초 계획했던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상당수 잃었다. 2025.9.25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김포 라베니체의 수로. 유람선 운행 등 당초 계획했던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상당수 잃었다. 2025.9.25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2014년 총 13개 동 400여 개 점포로 문을 연 라베니체는 수원 광교와 하남 미사 등과 함께 당시 흔치 않던 수변 상업지구로 투자 가치가 높은 상권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준공 초기 공실률은 50~60%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고 개선되지 못한채 이미지가 추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김포한강구래 상권의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9.89%에서 4분기 11.36%, 올해 1분기에는 14.35%를 기록했다. 하지만 라베니체만을 떼어놓고 봤을 때 공실률은 더 높은 것이 현실이다.

김포 라베니체는 준공 초기 공실률은 50~60%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고 개선되지 못한채 이미지가 추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25.9.25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김포 라베니체는 준공 초기 공실률은 50~60%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고 개선되지 못한채 이미지가 추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25.9.25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당초 계획·조감도와 달리 현재의 모습은 방문객을 사로잡을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강신도시 대수로는 당초 폭 20~30m, 연장 3.1㎞ 유람선이 다니는 형태로 계획됐지만, 폭 15m, 2.7㎞로 규모가 절반 가까이 축소되면서 수로와 연관된 많은 계획이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상당수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수로가 넓으면 지역이 단절된다고 주장했으나, 개발이익과 같은 경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라베니체의 수로는 여전히 국내 최장 인공수로지만 수상레저기구 문보트·패밀리보트를 충분히 즐기기엔 짧아 재이용 의사는 떨어진다는 평가다. 또 김포신도시특화방안연구 등에서 모래사장 등 여러 콘텐츠가 제안됐기도 했지만 현재 관람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문보트 정도에 불과하다.

김포에 거주하는 김모(47)씨는 “문 닫은 가게도 많고, 볼게 없다고 아이들이 먼저 돌아가자고 했던 기억이 있다”며 “밤에는 술집 등이 문을 열지만 굳이 대리운전비용을 써가며 이곳에서 저녁 약속을 잡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계절 변화가 뚜렷한 한국의 기후상 스트리트형 상가, 특히 수변상업지구가 가지는 약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날이 점차 풀리는 3월부터 조금씩 손님들이 찾아오지만, 겨울이 되면 뚝 끊어져 휴업을 하거나 봄에 다시 문을 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겨울에 임대료를 내지 않는 조건으로 임대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고 상인들은 설명했다.

2007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한국도시설계학회에 발주한 ‘김포신도시특화방안연구-Ⅱ생태부문’에서는 ‘계절별로 이용할 수 있는 계획을 기본으로 구상해야 하며 추운 겨울에 이용할 수 없더라도 경관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라베니체의 한 상인은 “강화도에 놀러갔다 들렀다는 손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2025.9.25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라베니체의 한 상인은 “강화도에 놀러갔다 들렀다는 손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2025.9.25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하지만 실제 라베니체는 겨울철에 수로 음악분수 및 수경시설의 동파방지를 위해 수위를 낮게 유지하고 있고, 지난 3월엔 벽면 판석 보수로 한 달 여간 수로에 물을 빼는 등 계절 변화에 취약하다.

라베니체의 한 상인은 “강화도에 놀러갔다 들렀다는 손님들이 많다”며 “라베니체가 하나의 관광지로 자리잡기보다는 인근 관광지에서 돌아가는 길에 거쳐 가는 길목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라베니체 상권 활성화와 인구 유입 등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단발성 행사보다는 각각의 계절별 특성을 활용한 축제 등을 통해 사람이 모이는 방안을 찾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김연태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