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들의 손재주는 자타공인 세계 모든 국가가 오래 전부터 그 능력을 인정하는 기술로 정평이 나 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1950년 한국전쟁을 겪은 이후 대한민국의 모든 자원과 재원이 소멸 된 상황에서 지금처럼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국민 개개인이 가진 손재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건설현장에서 만큼은 이같은 능력의 맥(脈)이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건설현장은 2000년대를 전후로 IMF를 겪으면서 원가절감을 이유로 노동 강도 대비 적은 임금과 하청과 재하청으로 재편된 노동시장 구조, 힘든 일을 기피하는 문화까지 겹쳐 속칭 ‘노가다판’에 내국인 근로자가 사라졌다. 이후 건설현장은 외국인 노동자들로 빈 자리가 메워졌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서도 한국말이 가능한 중국동포들이 지난 20여 년간 건설현장을 장악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중국동포들은 내국인 소장 밑에서 일을 배우고 기술을 전수 받은 결과, 이제는 그들이 소장이 되고 중간 관리자가 됐다.
그러자 건설현장 노동자가 되길 희망하는 내국인들의 설 곳이 없어졌다. 중간 관리자가 된 중국동포 밑에서 일을 배워야 하지만 그들은 내국인보다 다루기 수월하고 값싼 임금을 지불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건설현장 종사자들은 ‘이미 노가다판의 기술 전수를 위한 허리가 끊겼다’고 자조한다. 얼마 남지 않은 내국인 노동자들은 “아무리 사회가 첨단산업으로 발전해 나간다 하더라도 건설과 건축 등의 기초산업은 경제의 근간인 만큼 맥이 끊겨서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한다.
동의한다. 지금이라도 건설현장의 기술이 내국인들에게 전수 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 ‘인도는 우주선을 쏠 수 있는 기술은 있지만 잔디 깎는 기계는 만들지 못한다’는 농담이 우리에게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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