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일부 구간에 ‘설치’ 결정

‘높이 2.5m’ 80억 재원 마련 관건

한번 무산돼 기재부 반대 가능성

국토교통부가 지난 25일 인천대교 운영사와 회의를 열어 인천대교 일부 구간에 안전난간을 설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인천대교 인근에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인천대교는 지난 2009년 개통 이후 최근까지 80명이 넘는 투신자가 발생했다. 2025.9.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국토교통부가 지난 25일 인천대교 운영사와 회의를 열어 인천대교 일부 구간에 안전난간을 설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인천대교 인근에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인천대교는 지난 2009년 개통 이후 최근까지 80명이 넘는 투신자가 발생했다. 2025.9.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달에만 4건의 투신 사고가 발생한 인천대교에 국토교통부가 ‘안전난간’ 설치를 추진(9월 26일 인터넷 보도)하기로 했다.

[단독] 이달만 투신 4건… 인천대교에 ‘안전난간’ 세운다

[단독] 이달만 투신 4건… 인천대교에 ‘안전난간’ 세운다

이달에만 4건의 투신 사고가 발생한 인천대교(9월 23일자 6면 보도)에 정부가 ‘안전난간’을 설치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인천대교 운영사와 회의를 열어 인천대교 일부 구간에 안전난간을 설치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경인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전난간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2478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인천대교 운영사와 회의를 열어 인천대교 일부 구간에 안전난간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2009년 10월 개통한 인천대교는 현재 설치된 난간이 성인 남성 허리 정도 높이인 1.5m에 불과해 투신 사고에 취약한 상태다. 인천대교 개통 전 이 난간을 높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시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만들어지는 교량에는 모두 안전난간이 설계에 반영돼 있다.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제3연륙교(청라~영종)와 내년 상반기 준공되는 신도대교(영종~신도)에는 투신 예방을 위한 2.5m 높이의 안전난간이 설치된다. 안전난간 설치 비용은 1m당 40만~5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인천대교에서도 2023년 안전난간 설치가 논의된 바 있다. 당시 인천대교 운영사는 1억원을 투입해 ‘투신방지시설 내풍 안전성 검토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 결과 인천대교 전체 구간 18.38㎞ 중 6㎞(양방향 총 12㎞) 구간에 2.5m 높이의 안전난간을 설치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허종식(민,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이 안전난간 설치 예산(120억원) 반영을 지난해 국토부에 요청했지만, 국비 투입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사고 예방을 위해 인천대교 갓길에 2022년 설치됐던 드럼통은 지난달 또 다른 안전 문제로 전부 철거됐다. 이어 이달 26일, 25일, 22일, 9일 4번에 걸쳐 인천대교 주탑 부근에서 투신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인천대교에서 발생한 투신 사고 7건 중 4건이 이달에 집중됐다. 인천대교 개통(200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투신자는 80명이 넘는다.

결국 국토부는 안전난간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중 안전난간이 설치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재원 마련 방안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8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현행법상 민간사업자인 인천대교 운영사에 안전난간 설치를 강제할 근거는 없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인천대교의 안전난간은 주무부처인 국토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도 이미 건설이 완료된 민자도로에 국비를 투입할 명확한 근거가 부족해 난감한 상황이다. 예산을 세우려 해도 기획재정부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민자도로에서도 안전난간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논의해 국비를 포함한 다양한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맹성규(민, 인천 남동구갑)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은 “인천대교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안전난간 설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함께 국토부와 인천대교 운영사 등 관계기관이 재원 분담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서둘러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