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행사 수만명 인파 몰려 성공적 폐막
디지털·AI 결합 세대 잇는 다양한 시도 눈길
도시 실험·성과 축적 전국 확산 체계 마련을
김포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독서대전’에 7만명의 인파가 몰리며 성공적으로 행사가 막을 내렸다.
사흘간 행사가 진행된 김포한강중앙공원과 라베니체 수변, 장기도서관에는 시민과 방문객 등 5만여 명이 찾아 북적였다. 시 전체가 책과 공연, 토론과 전시가 어우러진 거대한 열린 도서관으로 변모했다. 이번 독서대전은 한 도시의 축제를 넘어, 대한민국 독서문화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상징적 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독서대전의 특징은 ‘새로운 독서 경험’으로 디지털과 AI 기술을 결합해 세대와 세대를 잇는 다양한 시도를 펼쳤다는 점이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방탈출 게임은 어린이들에게 책 속 이야기를 직접 탐험하며 독서의 재미를 느끼게 했고, ‘AI와 도서관’을 주제로 한 학술 프로그램은 디지털 전환 시대 속 도서관의 미래를 논의하는 장이 됐다.
또 QR 프로그램을 도입해 체계적으로 예매자와 참여자를 관리한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집계된 각종 데이터는 김포시민의 독서문화 미래 기반 조성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독서 시민권 제도를 도입해 행사 전부터 연중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여권형 책자에 스탬프를 모으며 독서문화를 생활 속에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책을 보며 맥주를 즐기는 문화를 공식화하고 아이들이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묵독과 함께 낭독의 긍정적 효과를 느껴볼 기회도 마련했다. 이는 기존의 독서문화에 다양성을 접목, 독서의 외연을 넓히고 참여 방식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윤동주 서거 80주기를 기리는 전시와 시민 독서감상문 수상작 전시는 책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임을 보여주었고 유명 작가와의 북토크, 청소년 음악 에세이 공연은 문학과 예술, 시민의 일상이 맞닿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독서가 단순한 취미나 개인적 행위를 넘어 공동체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소중한 사례인 것이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독서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독서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성인 세대에서 독서 습관의 약화가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독서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독서를 통해 삶과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는 독서대전은 국가적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김포에서 시도된 디지털 기반 프로그램과 생활밀착형 시민 참여 모델은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정책적 모델로서 의미가 크다.
또한 독서대전은 지역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특정 대도시에 집중된 문화 자원을 전국 각지로 확산하고 지역 고유의 문화와 독서가 만나는 장을 만든다. 김포가 올해 보여준 모습은 한 도시가 독서를 매개로 스스로의 문화 정체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국가적 문화정책의 실행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 성과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독서대전이 끝난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다. 시는 이미 독서를 생활 속 문화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독서대전을 매개로 각 도시의 실험과 성과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전국으로 확산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 독서 플랫폼 개발, 공공도서관과 지역 서점 네트워크 강화, 세대별 맞춤형 독서 진흥 정책 등은 독서대전의 경험을 토대로 구체화할 수 있다.
책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지식의 매개체이며 동시에 인간다움과 창의성을 지켜내는 힘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시대일수록 독서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김포에서 열린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이 같은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이제 우리는 독서를 단순한 개인의 취향이나 여가 활용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 경쟁력과 사회적 자본을 키우는 전략으로 바라봐야 한다. 김포에서 시작된 독서의 불씨가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산돼 책이 삶의 일상으로 자리잡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고 상호 공감을 이끄는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
/김병수 김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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