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는 송도와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를 잇는다. 총연장 21.38㎞, 교량 구간 길이 18.38㎞, 사장교 높이는 138.5m에 달한다. 국내 최장 사장교로 ‘바다 위의 하이웨이’라는 별칭이 붙었고, 바다와 어우러진 경관은 장관이다. 대교의 매력이 지나친 탓인지 그림자도 짙다. 2009년 10월 개통 이후 투신사고가 89건에 이른다. 난간 높이가 1.5m에 불과해 사고 방지가 힘들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인천대교 운영사는 2022년 11월 투신 빈도가 높은 갓길을 플라스틱 드럼통 1천500개로 막았다. 4천만원을 들였지만 예방효과는 미미했다. 2023년에도 1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갓길이 제 역할을 못하니 되레 비상시 교통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나왔고 지난 8월 모두 철거했다. 공교롭게도 드럼통을 치운 직후 9월에만 투신사고가 네 번이나 발생했다.

소극적이던 국토교통부가 결국 ‘안전난간’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난관이 많다. 2.5m 높이로 양방향 12㎞ 설치하려면 80억원이 든다. 이미 건설된 민자도로에 국비를 투입할 근거도 부족하다. 기획재정부가 손사래 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이 최근 공개한 ‘2024년 사망원인 통계’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1만4천872명에 달한다. 전년보다 무려 894명, 6.4%나 증가했다. 특히 40대 사망원인에서 자살이 암을 추월했단다. 10~30대의 주된 사망요인이었던 자살이 40대까지 번진 것이다. 1983년 관련 집계 이후 42년 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자살률은 단순한 통계적 수치가 아니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모순의 극단적인 결과다. 벼랑 끝에 서있는 이를 조기에 발견해 개입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OO대교 가주세요.” 승객의 목적지에 택시기사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손님, 오늘은 제가 요금 안 받고 댁까지 모셔다드릴게요. 집으로 가세요.” 승객은 “지도앱에 목적지 주소를 잘못 찍었다”며 머쓱한 웃음을 짓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살률 1위 국가의 택시 안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다. 승객이 그릇된 생각을 했을까봐 걱정했던 기사의 배려가 따뜻하다. 일상 속에서 서로의 ‘안전난간’이 되어준다면,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다. 인천대교에도 ‘안전난간’이 필요하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