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시행자는 ‘부지 제외’ 요구

“투자금 회수 어려워 수십억 손해”

인천 미추홀구에서 건립 중인 오피스텔 사업 시행자가 이 일대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사업 대상지에서 오피스텔 부지를 제외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608-7번지에 65실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는 공사가 올해 3월부터 진행 중이다.

이 일대는 지난 2010년 재정비촉진지구로 고시됐다가, 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토지소유자 등이 많아 2018년 해제됐다.

오피스텔을 건립 중인 업체는 2022년 토지를 매입한 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담당 구청인 미추홀구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고, 착공 신고도 이뤄졌다. 이 업체는 공사가 완료되면 이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일대 주민들은 다시 재정비촉진지구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14만3천㎡ 부지에 2천900가구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토지 등 소유자 75%의 동의를 받아 미추홀구에 제출한 상태다.

재개발사업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당 업체 측은 “오피스텔 부지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 그동안 토지 매입과 공사비 등으로 투입한 수십억원을 손해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 업체는 대출 등을 토대로 공사비를 충당하고 LH가 약정에 따라 건물을 매입하면, 그 금액으로 대출을 갚을 계획이었다. 오피스텔 부지가 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되면 업체와 LH가 체결한 약정은 무효가 된다. 재개발사업 추진 소식에 공사비 대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사는 멈췄다. 이대로 지구 지정이 이뤄지면 공사를 완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동안 공사 등에 투입한 수십억원은 회수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업체 대표는 “재개발사업 추진에 따라 LH도 약정 이행을 보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재정비촉진지구 편입은 이미 적법하게 허가를 받은 사업의 안정성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피스텔 부지는 현재 추진 중인 재개발 구역 바깥쪽에 있고, 나는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은 만큼 해당 부지를 제척해 사업을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척이 안된 상태에서 지구 지정이 이뤄지면 투자한 금액 회수가 어려워 회사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추진위는 오피스텔 부지 제척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추진위 한 관계자는 “해당 부지를 제척하게 되면 계획보다 아파트 1개 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미 공청회 등을 통해 사업 계획을 알렸고, 이에 대해 당시에 업체는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추홀구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추진위가 재정비촉진지구 지정과 관련한 적법한 절차를 모두 거쳤기 때문에 구청 차원에서 제척은 어렵다”며 “인천시 도시재정비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