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시행된 무비자 입국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행렬이 이어지면서 한적했던 명동 상권이 들썩인단다. 입국 관문인 인천시도 대대적인 환영 이벤트로 유커들의 지역 체류 시간을 늘리려 안간힘을 낸다. 한·중간 사드 갈등으로 10년 가까이 사라졌던 유커 특수에 유통업계가 신바람이 났다.
반면 유커 무비자 입국을 계기로 보수단체 일각의 반중 분위기가 보수진영의 반중 정서로 확대됐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명동 중국대사관 앞을 장기 점거하고 반중시위를 벌여왔다. 진보 진영의 강력한 반미, 반일 연대를 향한 미미한 대응에 불과했다. 이를 국민의힘이 진영의 정서로 확대하고 나섰다. “마약 범죄, 전염병 확산”을 주장하고, 국가정보 유출 우려를 제기한다. 근거 없는 주장인데 목적은 선명해 보인다. 집권 진보진영의 반미친중 정서에 대응한 반중 정서 확대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미 관세외교를 위해 인내했던 집권세력 내부의 반미 정서도 곳곳에서 분출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강성 모임은 미국의 관세 압박을 향해 “트럼프 정부는 한국을 파산시키려는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전 통일부 장관은 “대통령 주변에 (한미)동맹파가 너무 많다”고 격노했다. 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미국 본토를 (핵)타격할 3대국가”라 했다. 집권세력 내부의 동맹파에 대한 자주파의 노선 투쟁이 본격화한 모양새다. 미국을 놓고 벌어진 실용과 정서의 대립이다.
근현대사를 통해 복잡하고 중층적인 은원을 이어온 미국, 중국, 일본이다. 3국을 향한 국민 정서도 역사적 체험과 해석의 차이로 갈라졌다. 이를 통합하고 봉합해 국가 이익을 실현해야 할 정치가 정반대로 3국을 향한 친·반 정서를 진영화해 정략적 이익 실현에 몰두하니 참담하다.
보수의 노태우는 중국과 수교했다. 진보의 김대중은 ‘신 한일협력 공동선언’으로 일본 대중문화에 문호를 개방했고, 노무현은 미국과 FTA를 체결했다. 백척간두에 서면 시야가 트인다. 보지 못한 길이 보인다. 이 대통령도 정상에 서니 트럼프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야 하고, 취임 100여일 만에 일본 총리와 세번 만나야 할 현실을 보았을 것이다. 정상에 오를 깜냥이 없는 산 아래 정치인들이 진영의 두물머리에서 아옹다옹하느라 합수의 길을 내지 못한다. 정상의 대통령만 외롭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다. 무례가 선을 넘어선 안된다.
/윤인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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