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판매 유무로 구분 “소상공인 살리기 취지와 맞지 않아”
추석 명절을 맞아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전통시장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통시장 외에도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가 있는데요. 바로 ‘골목형 상점가’입니다.
인천에는 지난달 기준 40곳의 골목형 상점가가 있습니다. 골목형 상점가는 지방자치단체가 상가 밀집 지역의 상인회 신청을 받아 심의 후 지정하고 있습니다. 그 기준은 면적 2천㎡ 이상에 점포들이 30개 이상 밀집돼 있는 상권입니다.
소상공인도 전통시장 등에 준하는 지원을 받도록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지난 2020년부터 시행 중인데요. 가장 큰 혜택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상점가 단위로 시설 개선 사업 등 인천시나 정부의 공모사업에 지원할 수 있어 상인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또 골목형 상점가 지정을 위해 중구, 계양구 등 인천의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선 지정 요건을 완화하기도 했습니다.
법의 취지와 달리 최근 골목형 상점가인데도 온누리상품권 가맹률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지정된 ‘구월 골목형 상점가’(남동구 문화서로 23번길 일대)를 보면 지난달 기준 전체 점포 76곳 중 13곳만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됐습니다.
이곳에서 먹장어구이를 판매하는 홍동표(50)씨는 추석 대목에도 걱정이 많습니다. 인근 음식점들과 함께 온누리상품권 가맹을 신청했다가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업자등록증상 한식을 판매하는 일반음식점인데도 주류를 판매하고 있어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합니다.
골목형 상점가의 가맹 심사는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에는 귀금속 중개업, 부동산업, 주류 도·소매업, 주점업 등을 가맹 제한 업종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점차 완화되고 있는 추세인데 지난해에는 법 개정으로 노래방, 스포츠학원, 병원 등이 제한업종에서 제외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주류 판매에 대해서는 모호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남동구가 아닌 다른 기초자치단체 관할 골목형 상점가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인천 한 구청 관계자는 “골목형 상점가 지정 이후에 왜 온누리상품권 가맹이 안 되냐고 상인들의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주로 술을 판매하는 식당이 많은 상점가는 온누리상품권 가맹률이 낮다”고 전했습니다.
상인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정부가 소비 증진을 위한 정책에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음 달까지 진행되는 ‘상생 페이백’ 제도도 월별 카드 소비액 증가분을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합니다. 또 지난 5~9월에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면 20% 환급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술을 판매하는 점포에 대해선 엄격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사업자등록증상 일반음식점이라도 주로 판매하는 품목이 주류인지, 음식인지를 영업 시간과 영업 형태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예외조항에 따라 건강보험료 등을 고려해 생계형 점포로 판단되면 가맹을 허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인들은 온누리상품권의 가맹 심사 규정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천지역 30개 상인회가 참여하고 있는 인천골목상권총연맹 박연호 회장은 “소상공인을 위해 골목형 상점가를 지정해놓고 그 안에서 또 주류 판매 유무로 소상공인을 구분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소상공인들이 이미 유흥주점, 단란주점과 업종을 구분해 사업자등록을 하고 있는만큼 업종에 따라 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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