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의 힘은 민원이 아니라 제안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시흥시 배곧2동은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대략 35세의 젊은 도시다. 배곧 주민들은 2015년 7월에 입주를 시작했으니, 여느 신도시처럼 주민들은 한 지역에 살고 있는 공동체라는 감각이 희박할 수 있지만 최근 열린 주민총회에 배곧2동 전체 주민(3만5천여 명)의 5분의 1이 넘는 7천여 명이 참석하는 등 주민자치가 활성화돼 있다.
주민들이 이처럼 하나로 뭉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은 배곧2동 주민자치회 박경아 회장이다. 그는 2014년 배곧신도시 입주예정자 협의회에서부터 지역 활동을 시작하면서 배곧이 그간 겪어온 기쁨과 아픔의 시간들 모두를 주민들과 함께 느꼈다.
박 회장은 “지인들과 함께 배곧에 입주하기로 하면서 더욱 관심을 갖고 지역을 살피며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며 “그러던 것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제안을 하고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마을이 바뀌는 경험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지역 봉사의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치우고 가꾸는 일을 하니까 애정이 생기고, 애정이 생기니까 살고 싶어지고, 살고 싶은 마음은 이곳이 내 고향이라는 마음으로 더 커지게 된다”며 “많은 주민분들이 저와 같은 마음을 갖고 함께 마을을 가꾸는데 동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철학이 배곧2동에 뿌리 내렸다는 증거는 지난달 20일 열린 주민총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민총회에만 7천~8천여 명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4천여 명이 총회 안건에 대해 투표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로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진행된 배곧2동 캐릭터 공모전과 플리마켓 ‘싸개마켓’, 주민 재능기부 버스킹 등 다양한 체험과 공연도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싸개마켓을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환경기금과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하면서 주민자치활동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픔도 있었다. 박 회장은 “배곧동이 1동과 2동으로 분동되면서 함께 목소리를 높이던 특고압송전선 문제 등에 주민 간 온도 차가 생겼다”며 “함께 울고 웃던 주민들이 행정구역을 사이에 두고 나뉠 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가 있기에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단단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마을에는 민원이 없고 제안만 있다”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제안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민원이 불만에 그치는 것이라면 제안은 주민들이 직접 더 나은 대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민원이 아니라 애정을 담은 제안은 주민자치의 꽃이자,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배곧2동 슬로건이 ‘용기를 가지고 행복해지자’였다. 올해 또 이렇게 흘러가고 있지만, 행복을 노력해서 쟁취한다는 마음으로 주민들의 힘으로 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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