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히 보이는 강 건너가 고향인데, 갈 수 없으니 가슴이 찢어집니다”
추석을 이틀 앞둔 지난 4일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북녘에 고향을 둔 실향민과 연휴를 즐기러 나온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강 건너 북한 땅 황해도 개풍군 일대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인 오두산 전망대는 실향민들의 망향의 한을 달래고, 국민의 통일교육과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1992년에 개관했다.
전망대 앞 광장에는 망배단이 조성돼 있어 실향민들이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찾아와 제사를 지낸다.
이날도 개성이 고향이라는 김형수(88) 씨는 자녀와 함께 오두산 망배단을 찾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형제들의 안녕을 비는 제사를 올렸다.
그는 “6.25 때 군대 안 가려고 잠깐 피신한다는 게 75년 세월이 흘렀다”며 “부모님 산소에라도 한번 가보고 죽어야 하는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이 맺힌다”며 아쉬워 했다.
전망대 안에는 북한의 생활상과 관련된 전시실, 영상실, 체험시설 등이 마련돼 있고, 3·4층에는 원형 전망실과 옥외 망원경을 통해 북한 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옥상 전망대가 있다.
4층 전망대에 올라서면 임진강 건너 황해도 개풍군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지고, 멀리 여니산, 군장산, 덕수 저수지와 개성 송악산이 실향민들의 향수를 지극한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통일동산 서측 끄트머리에 위치한 해발 118m의 야트막한 산으로, 김포·강화와 함께 강 건너 북한 땅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며 분단의 아픔과 통일 염원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다.
특히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나가며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실향민 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휴관일 없이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없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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