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 기초자치단체장 후보군에 자주 거론되곤 하는 이들이 바로 광역의원들이다. 해당 지역구 민원을 책임져 온 만큼 주민들에게 인지도가 있고, 지역 현안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치러지는 제9대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벌써 인천 구청장 선거에 나설 후보로 인천시의원들이 자천타천 언급되는 분위기다. 이들이 구청장 선거에 도전하려면 현역 구청장과의 공천 경쟁, 그리고 내년 7월1일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변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들이 지난해 9월 한상아일랜드 사업 현장을 찾아 주요 현황을 청취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들이 지난해 9월 한상아일랜드 사업 현장을 찾아 주요 현황을 청취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제공

■ 현역 프리미엄 넘어라… 도전장 내미는 의원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선거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인천시의원은 벌써 10명이 훌쩍 넘는다. 선거를 8개월여 앞둔 만큼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의원이 도전을 공식화할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먼저 이영훈 청장과 김정식 전 청장 간 재대결 가능성이 점쳐지는 미추홀구에선 최근 김종배(국·미추홀구4) 의원이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달 숭의동 한 교회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는 “지난 3년간 인천시의원 활동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구청장으로서 역량을 홍보하고자 출판기념회를 열었다”며 미추홀구청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현역 박종효 청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남동구청장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에서는 이인교(남동구6) 의원,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오상(남동구3) 의원 이름이 의회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현역 윤환 청장이 버티고 있는 계양구청장 선거에는 같은 당(민주당) 소속 김종득(계양구2) 의원과 석정규(계양구3) 의원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수구청장 선거의 경우 유승분(국·연수구3) 의원이 현역 이재호 청장에게 도전할 것으로 공공연하게 알려진 상황이다. 여기에 정해권(국·연수구1) 인천시의회 의장도 연수구청장 선거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차준택 청장이 3선 도전을 고심 중인 부평구청장 선거 후보군으로는 유경희(민·부평구2) 의원과 이단비(국·부평구3)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서구에선 김유곤(국·서구3), 이용창(국·서구2), 정종혁(민·서구1) 의원 등이 서구청장 선거에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달 6월 열린 ‘행정체제 개편 D-day 카운트다운 제막식 및 검단구 임시청사 부지 LH계약’ 행사 /경인일보DB
지난달 6월 열린 ‘행정체제 개편 D-day 카운트다운 제막식 및 검단구 임시청사 부지 LH계약’ 행사 /경인일보DB

■ 현역도 장담 못한다, 초대 구청장은 누구?

내년 7월 인천에는 3개 구가 새로 생긴다. 각각 중구와 서구에서 분리해 신설되는 ‘영종구’와 ‘검단구’, 중구 구도심 지역과 동구를 통합해 신설되는 ‘제물포구’ 등이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역시 바뀐 선거구를 적용해 치러질 예정이다. 유권자 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만큼 아무리 현역 구청장이라도 신설된 구의 ‘초대 구청장’이 되기 위한 셈법이 간단하지만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관만(국·중구1) 의원, 박판순(국·비례) 의원의 제물포구청장 선거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곳에는 초대 제물포구청장 도전이 유력한 김찬진 동구청장, 제물포구와 영종구 중 출마 지역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헌 중구청장 등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구청장이 두 명이나 된다. 만일 의원들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현역 구청장과의 인지도 싸움 등 공천 경쟁부터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제3연륙교 명칭과 통행료 문제 등 영종지역 현안에 적극 나섰던 신성영(국·중구2) 의원은 초대 영종구청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 검단구청장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시의원은 김명주(민·서구6) 의원과 이순학(민·서구5) 의원 등이 있다. 두 의원 모두 검단동, 원당동, 당하동, 마전동 등 내년 검단구로 편입되는 지역이 주요 활동 지역구였다. 현역 강범석 서구청장의 경우 3선 구청장 도전 또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검단구청장 자리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다. 그러면서도 검단에서 오래 활동한 유력 인사들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이곳 역시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한 정가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의원은 항상 구청장 후보로 자천타천 이름이 오르내린다. 꼭 구청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기보다 지금의 자리(인천시의원)를 지키려면 인지도와 체급을 꾸준히 키워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스스로 체급을 높이려고 하기보다는 선거까지 남은 기간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해서 타천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