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습 착착… 건강한 습관 장착

 

시교육청 주최 ‘청소년 심폐소생술 경연’ 1위

제로 칼로리 음료와 당뇨의 연관성 측정 수업

노인복지관서 건강자가진단 돕는 봉사활동도

의료 현장서 보고 듣는 체험 프로그램 한가득

보건교육 거점학교인 검단고 학생들이 검단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검단고 제공
보건교육 거점학교인 검단고 학생들이 검단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검단고 제공

“학생들이 한 두 가지라도 건강을 위한 습관을 몸에 ‘장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검단고등학교는 올해 인천시교육청이 선정한 ‘보건교육 거점학교’다. 인천시교육청은 학생들이 건강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참여 중심 보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를 보건교육 거점학교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 학교 김서진 보건교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재밌게 느끼면서도, 건강과 보건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단고는 지난해 인천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청소년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인천 대표로 참여한 전국대회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검단고는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올해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체험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검단고는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는 심폐소생술 대회를 진행했다. 교사와 행정실 직원뿐 아니라 급식실 종사자와 당직 근무자 등 100% 교육에 참여했다. 학생들도 교실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용 교구를 활용해 교육을 받았다. 김 교사는 “교직원 심폐소생술 교육이 의무이긴 하지만,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며 “최대한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일상생활을 하며 필요한 교육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보건과목 수업에서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올해는 최근 수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제로 칼로리(zero calorie)’음료와 당뇨와 연관성을 직접 경험해보는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수업은 조별로 제로칼로리 음료와 그렇지 않은 음료를 마시기 전과 후 혈당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수업에 참여한 이주은(검단고3)양은 “물리치료학과에 진학하고 싶어 보건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고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음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이 외에도 학생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해 ‘아로마 오일’을 직접 만드는 수업을 진행했고, SSG 랜더스 프로야구팀 경기를 관람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뮤지컬 관람도 올해 진행된 행사다.

보건교육 거점학교인 검단고 학생들이 검단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검단고 제공
보건교육 거점학교인 검단고 학생들이 검단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검단고 제공

검단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의 건강자가진단을 돕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교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활동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학생들이 수업을 듣거나 체험활동을 하면서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습관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태희·김시은(검단고2) 양은 지난해 진행된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에 참여해 수상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올해 인천시교육청이 주최한 ‘학생 건강정책 제안대회’에도 참여했고, 수상자로 결정돼 이달 중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은 올해 보건교육 거점학교로 선정되면서 외부 기관과 연계된 활동이 많아진 점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태희양은 “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보고 듣는 것은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이라며 “인하대학교에서 코로나19 확산기 때 사용됐던 것과 같은 의료용 방역복을 봤는데, 입고 벗는 것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김태희·김시은 양은 모두 검단고 보건동아리인 ‘파나새아’ 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시은 양은 “보건 분야 흥미가 있어서 동아리에 들어왔는데, 실습 등 다양한 활동으로 관심이 더 커졌다”며 “간호학과에 진학해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검단고 학생들이 제로 칼로리와 건강의 연관성을 실험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단고 제공
검단고 학생들이 제로 칼로리와 건강의 연관성을 실험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단고 제공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보건교육 거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엔 산곡여자중학교와 신현여자중학교, 올해는 검단고와 검단중학교, 계산여자중학교 등 3개 학교가 선정됐다.

검단고는 심폐소생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생 체험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검단중은 보건 교육을 다른 교과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예를 들어 감염병 관련 수업을 수학과 연계해 발생률 통계를 분석하는 등 다양한 과목에 보건을 접목하고 있다. 계산여중은 인공지능(AI)을 보건교육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러한 보건교육 거점학교의 활동을 다른 학교와 공유하고 있다. 주변 학교 교사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연말에는 성과보고회를 열어 보건 관련 유관기관과 교육내용을 공유한다. 이러한 활동은 인천 지역 보건교육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진행된 건강나눔 페스티벌에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진행된 건강나눔 페스티벌에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특히 인천시교육청 주최로 이달 25일 열리는 ‘2025 건강나눔 페스티벌’에서 보건교육 거점학교가 참여한다. 학교들은 부스를 열어 그 동안의 활동과 성과 등을 알릴 예정이다. 이 행사엔 보건교육 거점 학교뿐 아니라 교육청, 학부모, 지역사회 건강 유관기관 등 21개 기관이 참여한다.

인천시교육청 체육교육건강과 윤희 장학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보건교육 거점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건교육 거점학교는 각각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보건 교육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