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구 ‘지역상권 상생’ 폐쇄

내년 7월 출범 제물포구 계획無

구내식당 없는 인천의 한 구청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9.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구내식당 없는 인천의 한 구청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9.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사례1. 인천 동구청에서 일하는 30대 공무원 장성민(가명)씨는 최근 치솟는 물가를 새삼 체감하고 있다. 몇 년 전 7천~8천원에 해결했던 점심 밥값이 최근 2천~3천원 이상 비싸졌기 때문이다. 장씨는 “구청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 1인당 최소 1만원부터 가격이 시작된다”며 “동구청에는 구내식당도 없어 한달 점심 식비만 3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공무원 5년차인 장씨의 월평균 급여는 약 230여만원이다.

●# 사례2. 6년차 인천시청 공무원 김민성(가명)씨는 구내식당을 애용한다. 시청 본관 지하에 있는 구내식당에서는 3천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한달 식비는 6만원대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에는 고물가 영향인지 구내식당을 찾는 동료들도 더 많아진 것 같다고 김씨는 말했다. 그는 “구내식당은 수년째 가격도 변함없고 메뉴 구성도 알차다”며 “구내식당이 없는 구청 동기들이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시청 내부에 있는 카페의 커피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고 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 8월 기준 인천의 삼계탕 가격은 1만6천5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2020년과 비교하면 가격이 3천500원(26.9%)이나 차이난다.

인천에서 김밥이나 냉면, 칼국수 등 다른 음식의 가격도 5년 전과 비교해 30% 이상 올랐다. 김밥은 3천300원으로 41.4%, 냉면은 1만1천333원으로 37.7% 치솟았다. 또 칼국수(8천833원) 30.9%, 짜장면(6천667원) 29%, 비빔밥(9천원) 25.6%, 김치찌개(8천250원) 23.7% 등 대부분 외식 물가가 인상됐다. 해당 가격이 평균치인 것을 감안하면 주요 상권에서 실제 체감되는 점심 밥값은 더 높을 수 있다.

외식물가가 올라가면서 구내식당이 없는 인천 구도심 공무원들은 주머니 걱정이 커졌다. 인천시와 인천 10개 군·구 중 구내식당이 없는 지자체는 중구(내륙 1청사)와 동구 2곳뿐이다. 동구는 과거 구내식당이 있었지만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구내식당을 폐쇄했다.

구내식당이 있는 지자체들은 수년째 밥값이 대동소이하다. 지자체에서 식당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내식당 가격은 인천시청이 1끼 3천원으로 가장 싸다. 이어 옹진군 4천원, 강화군 4천500원, 남동구 4천800원, 부평구·계양구·중구(영종 제2청사) 각 5천원, 미추홀구·연수구·서구 각 5천500원 순이다.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구내식당 점심 식비가 절반 정도 저렴한 셈이다.

내년 7월 출범하는 영종구와 검단구도 임시 청사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구도심인 중구 내륙과 동구가 합쳐지는 제물포구는 임시 청사 내 구내식당 설치 계획이 없다. 인천에서 구내식당이 없는 유일한 지자체가 된다.

공무원노조는 가뜩이나 임금이 낮은 저연차 공무원들에게 구내식당의 부재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정우완 동구 공무원노조 비대위원장은 “나이대별로 구내식당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구내식당이 생겨도 지역상권의 상생 방안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며 “내년 7월 출범하는 제물포구 공무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구내식당 설치 방안을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