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송도~북송도 구간 등 개착식 진행
센트럴파크 등 중심부 관통 불안
한전, 2027년말 공급 계획 경고등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조성된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전망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연수구는 오는 21일 4분기 도로굴착심의위원회를 열고 동송도~서송도 변전소를 잇는 바이오대로 4.5㎞ 구간 일부에 대한 고압송전관로 도로굴착허가 안건을 심의한다.
한국전력공사는 동송도~서송도 구간에 154㎸의 송전선을 매설 중이다. 해당 구간 공정률은 95%로 마무리 단계지만, 올해 상반기 안전성을 우려하는 주민 민원이 제기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안전성은 송전선의 매설 깊이와 관련된다. 한전은 송전선 매설 구간의 지반 상황과 주변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착식’과 ‘터널식’ 공법을 병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구간에 개착식 공법이 적용되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구간 등에는 터널식 공법을 쓴다. 송전선 매설 깊이는 개착식 1~2m, 터널식 40~60m로 차이가 있다.
동송도~서송도 구간에서는 11공구와 10공구 사이 바다를 지나는 지점에 터널식 공법이 적용됐다. 다만 개착식에서 터널식으로 이어지는 접속 구간의 공법이 일부 변경되면서 매설 깊이가 얕은 개착식 범위가 늘어났고, 전자파 등을 우려하는 주민 민원이 발생했다. 이에 한전은 민원 구간의 송전선 매설 깊이를 10~15m로 좀 더 깊게 조정해 이달 연수구에 재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민원이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송도에서는 동송도~서송도 구간 외에도 신송도~동송도, 동송도~북송도 등 구간에 개착식 송전선을 매설 중이다. 특히 동송도~북송도 구간 7.4㎞는 센트럴파크(공원)가 있는 송도 중심부를 관통하는데, 현재 공정률은 20% 정도다. 송도 주민단체 올댓송도 김성훈 대표는 “신송도로 송전망이 이어지는 (경기 시흥) 배곧의 경우 모두 80m 깊이에 터널식 공법을 이용했다”며 “반면 학교와 주거지가 집중된 송도 중심부에 개착식 공법을 적용하면서 안전에 대한 주민 걱정이 커지고 있다.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송도에서 진행 중인 모든 송전망 공사는 민원으로 정지됐다. 당초 내년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2027년 말부터 송전을 시작한다는 한전의 계획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전력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면 송도 입주기업의 피해도 우려된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싸토리우스,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오는 2032년까지 순차적으로 추가 전력 공급을 원하는 상황이다.
한전 관계자는 “송도뿐 아니라 전국 송전망 매설 사업의 80% 이상이 개착식으로 진행되는데, 매설 깊이가 얕다고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송도의 연약지반 등을 고려할 때 터널식이 적합하지 않은 구간이 많다. 민원으로 설계를 대대적으로 바꾸려면 사업기간이 최대 5년까지 늦춰질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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