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점수 위해 특정수업 강요돼”

경기도교육청이 설정한 학교평가 지표와 관련, 도내 교원단체가 평가 지표를 정하는 것이 학교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학교평가 취지에 반한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초·중·고 및 특수학교들은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해 매년 자체적으로 학교평가를 실시한다.

학교평가는 도교육청의 ‘2025 학교평가 편람’에 명시돼 있는 평가 지표를 중심으로 실시한다. 지표는 공통지표와 자율지표로 구성돼 100점을 만점으로 해 점수를 매긴다.

그러나 도내 주요 교원단체 중 하나인 경기교사노동조합은 도교육청이 정한 공통지표 자체가 학교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학교평가에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공통지표는 ▲새롭게 열어가는 미래교육 ▲역량 중심 학생 맞춤형 교육 ▲자율과 균형으로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교육재정・지역협력 등 4가지 평가영역으로 이뤄졌고 각 영역마다 세부 평가지표가 있는 형태다.

특히 새롭게 열어가는 미래교육 세부 평가지표로 ‘에듀테크 활용 수업 활성화’가 포함돼 있는데 학교 입장에서는 평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에듀테크 수업을 많이 해야 하고, 이는 곧 도교육청이 특정 수업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경기교사노조의 주장이다. 학교는 도교육청이 정한 기준에 따라서 평가해야 하는데 이같은 내용이 평가 지표로 설정되면 아무래도 학교 관리자들은 이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교사노조는 최근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교권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민원대응팀 구성과 문제 행동학생 분리지도체계 등 교권보호와 관련한 학교평가 지표를 신설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공통지표가 있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평가하라는 학교평가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지표를 규정하기보다) 도교육청에서는 이 주제에서 이런 지표를 쓸 수 있다는 예시 정도만 제시해야 한다. 학교가 직접 각 학교 상황에 맞는 지표를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경기교사노조를 포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도내 주요 교원 3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학교평가 기준과 관련한 교원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내부에서 학교 스스로의 교육 활동을 돌아보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공통지표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평가지표가) 너무 중복되거나 불편함이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