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나이티드 구단주 유정복 인천시장
지난해 K리그2 강등 직후 ‘2025년 재승격’ 공언
구단 예산 삭감 없이 지원 규모 유지
K리그1 복귀까지 승점 매직넘버 9
“1년 안에 반드시 승격시키겠다”
지난해 11월10일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FC(인천유나이티드)는 K리그1 37라운드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게 1대2로 패해 무릎을 꿇었다. 창단 21년 만에 처음으로 2부리그(K리그2) 강등이 확정됐다. 시민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강등 경험이 없었던 인천유나이티드 역사에 오점으로 남은 순간이기도 했다.
구단주 유정복 인천시장은 강등 확정 2주 뒤 구단 쇄신 방안을 발표하고 ‘2025년 K리그 1부 승격’을 목표로 내걸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 시장은 “내년에 반드시 승격시킬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등 이듬해 승격’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12년 1부-2부리그 간 승격·강등 제도(승강제)를 도입한 이래로 2부리그로 강등된 다음해 곧바로 승격에 성공한 사례는 4차례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2014년 강등·2015년 승격에 성공한 김천상무는 프로축구 선수들의 병역 이행을 위한 군경팀이라는 특수성이 있고, 2019년 강등·200년 승격한 제주 유나이티드는 기업구단이다. 시민구단 가운데 이 어려운 일을 해낸 팀은 2014년 승격한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과 2022년 광주FC 두 팀밖에 없다.
시민구단이 기업구단에 비해 1부리그 복귀가 어려운 원인으로는 구단 운영비 확보에 있다. 지역 명칭을 쓰는 프로축구단의 이름 뒤에 ‘강등’이라는 표현이 붙으면 구단 예산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 당장 예산 승인 권한을 가진 시·도의회에서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이 제 성적을 내지 못하는데 예산을 늘리면 지자체장이 재정 운영을 방만하게 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유 시장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지난해 11월25일 당시 구단 쇄신 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단 재건을 위해 기존 예산을 유지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예산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재정 운용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1월 공개한 K리그 시·도민구단에 대한 지자체별 지원 예산 내역을 보면, 인천시 올해 인천유나이티드 예산은 100억원으로 지난해(110억원)보다 10억원 줄었다. 대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예산 등이 별도로 지원되면서 총 규모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리그1에 잔류한 강원FC·광주FC·대구FC 등 광역지자체 단위 시민구단 예산도 지난해와 올해 동결되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천시의 결정은 다소 의외였다.
올 시즌 5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K리그2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는 승점 9점을 확보하면 ‘강등 이듬해 승격’을 실현하게 된다. 강등으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한 윤정환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의 공이 가장 크지만,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인천유나이티드를 지원한 유 시장의 정책 판단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인천유나이티드의 K리그1 복귀가 이뤄진다면 향후 유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야기도 지역 정가에서 나온다.
전정배 인천유나이티드 사무국장은 “12일 성남FC전 원정을 비롯해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며 “선수단이 승격을 확정지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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