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3-1 공구에서 불도저와 트럭이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 서구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3-1 공구에서 불도저와 트럭이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하고 있다. /경인일보DB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 등 수도권매립지 4자협의체가 지난 10일 수도권 대체매립지 4차 공모를 마감한 결과, ‘민간’ 2곳이 응모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만 신청할 수 있었던 응모 자격을 개인·법인·단체·마을 등 민간으로 확대하고, 후보지 주변 주민 50% 이상 사전 동의 요건을 삭제하는 등 기준을 대폭 낮춘 결과로 풀이된다.

네 번의 공모 끝에 비로소 응모가 있긴 했으나 새 매립지 확정까지는 갈 길이 멀다. 대체 매립지 확정을 위해선 4자협의체가 후보지 적합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4자협의체는 매립 및 부대시설 규모, 특별지원금, 지역 숙원사업 등을 놓고 해당 지자체와 협의에 들어갈 방침이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지자체장이라도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사안임에 틀림없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대체 매립지 확보에 있어서 여전히 가장 중요한 변인은 정부가 느끼는 중대함과 절박함의 정도다. 그런데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현 정부가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할지라도 절박함까지 같은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수도권매립지 잔여 부지를 일정 부분 추가로 사용한다고 한 2015년 4자합의서 조항이 기댈 언덕이 됐음직하다. 내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시행하게 되면 매립장을 수십 년 더 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여유를 갖게끔 했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바탕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다듬어져 발표된 123개 국정과제에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가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그 증거다. 다만 시간표 없는 지역공약으로만 정리됐을 뿐이다. 당장 새 매립지를 찾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상당 기간 수도권에서 쓰레기 처리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현 정부가 판단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여유’를 갖는 만큼 오랜 시간 수도권 매립지의 고통을 안고 살아온 인천이 갖는 실망감도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더욱이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이 대체 매립지의 조속한 확보임에도 불구하고 사후 활용방안부터 논하는 것은 사안의 방향을 틀어지게 하고 초점을 흩어지게 하는 일이다. 앞서 짚었듯이 결코 쉽지 않은 사안인 만큼 응모한 ‘민간’과 해당 지자체의 합의 도출부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