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례 유찰로 장치장 공사 지연
수천억원 들인 시설 1년째 마비
관광객 여행 차질, 항의 소동도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가 몰려오는 가운데 수천억원을 들인 평택당진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카페리부두가 터미널 개장 1년이 돼가도록 사실상 멈춰있어(2월3일자 8면 보도) 이용객 불만과 항만경쟁력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12일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하 평택해수청), 항만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평택당진항 국제여객터미널(이하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은 화물 및 여객 수요 증가에 대응키 위해 포승읍 하만호길 155-40번지 1만9천여㎡ 일대에 지상 3층 규모로 지난해 12월20일 문을 열었다.
이중 카페리(여객)부두는 접안시설 확충을 위해 2018년 1천400억여원을 들여 3만t급 4선석을 건설하고 21만6천㎡ 부지를 조성하는 한편 567m의 호안을 개발했다. 하지만 컨테이너 적재가 어려운 소량 화물을 모아 컨테이너 단위로 정리하거나 컨테이너에서 소량 화물을 분리해 인도하는 장소인 ‘장치장(CFS)’이 완공되지 않아 지금까지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사업자를 대상으로 CFS 공사 입찰을 진행했으나 4번 유찰되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이 때문에 카페리 선박들은 7·8번 부두 및 옛 여객터미널 부두에 입항한 후 승객들을 셔틀버스로 새 국제여객터미널까지 이동시키고 있어 입국 시간이 1시간~1시간30분씩 지연, ‘항만 원스톱 서비스’가 실종된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 해양수산부 장관 등 항만 관계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이 대거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과 여객부두를 방문, 조속한 개선과 해결을 통한 여객부두 정상화를 다짐했지만 여객 부두는 아직도 멈춰있다.
특히 최근 유커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인해 카페리를 이용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한 항차당 300~400명씩 늘고 있지만 입국 지연 등으로 시간에 쫓기자 이들이 항의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박에서 내려 셔틀버스를 타고 신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힘들다”, “입국 절차도 계속 지연돼 여행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다른 항만이나 공항을 이용하겠다” 등의 불만을 제기해 심각한 평택항 경쟁력 하락은 물론 이미지 타격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평택해수청 관계자는 “당초 200억여 원이 소요될 장치장 설치를 민간사업자 대상으로 입찰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4번 유찰돼 정부 재정을 투입,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하고 있다”며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만 관련업계는 “장치장 민간사업자 입찰 무산도 고려해 국가 예산을 투입, 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에 맞춰 장치장과 여객부두도 문을 열었어야 했다. 장치장에 발목 잡힌 수천억원짜리 여객부두가 항만의 전체 이미지에 상처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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