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서구 이견 행정절차 더뎌

이름없이 진행… 우려도 나와

‘제3연륙교’ 개통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해 12월 개통 전까지 명칭 확정이 어려울 수 있어 명칭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경인일보DB
‘제3연륙교’ 개통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해 12월 개통 전까지 명칭 확정이 어려울 수 있어 명칭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경인일보DB

‘제3연륙교’(인천 중구 중산동~서구 청라동, 4.68㎞) 개통이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시지명위원회 일정이 미뤄지는 등 명칭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명칭을 확정하지 못한 채 교량을 개통하는 전국 첫 사례가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할 위기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제3연륙교 명칭 재심의를 위한 인천시지명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개최될 예정이다. 서구와 중구가 이의제기를 하면서 지난달 17일 재심의를 계획했지만 연기됐다. 인천시지명위원회가 지난 7월28일 제3연륙교 명칭을 ‘청라하늘대교’로 의결한 뒤 세 달이 지났지만 교량 명칭을 결정하는 행정절차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제3연륙교 명칭 확정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교량이 지나는 중구와 서구 간 갈등이다. 3년 넘게 이어진 이 갈등은 인천시지명위원회 결정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중구와 서구 모두 반발했고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여전히 중구는 제3연륙교 명칭으로 ‘영종하늘대교’를, 서구는 ‘청라대교’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제3연륙교는 올해 12월 개통 전까지 명칭 확정이 어려울 수 있다. 이달 말 예정대로 인천시지명위원회 재심의가 열린다고 해도, 한 달간의 이의제기 기간 중구와 서구가 다시 불복할 가능성이 높다. 재심의 안건에 오른 명칭 후보가 앞서 정해진 청라하늘대교, 중구와 서구가 각각 제출한 영종하늘대교·청라대교 등 3개로, 새로운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시 이의제기가 이뤄진다면 11월 말 이후 국가지명위원회를 열어 다시 명칭을 정해야 한다.

명칭 없이 교량이 개통한 사례는 전국에서 아직 없다. 제3연륙교 또는 가칭으로 교량을 먼저 개통하고 뒤늦게 정식 명칭이 확정되면, 이정표나 표지판 수정 등 행정·재정 낭비가 불가피하다. 국가지명위원회로 공이 넘어갔을 때, 모두가 수긍할 만한 제3연륙교 명칭이 결정될지도 미지수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지명위원회 일정이 늦어지는 이유로 “중구와 서구 간 의견이 크게 상충하고 있다. (명칭 후보 등을) 더 검증한 뒤 회의를 열자고 판단해 지명위원회 개최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재심의다 보니 명칭 결정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