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등 3곳, 매출 작년보다 ↓
해외여행 늘고 소비쿠폰 분산 탓
신선식품·생필품 등 큰폭 할인
“블프처럼 소비심리 자극 목적도
오프라인 매장 갈 이유 만들어야”
황금연휴가 끝나자 경기도 주요 유통 매장들이 할인에 나섰다. 긴 연휴에도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탓에 전략적으로 ‘포스트 추석 할인’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13일 오전, 추석 연휴가 끝난 수원의 한 대형 마트엔 찾는 발걸음이 드물었다. 매대에는 샤인머스캣 등 추석 명절 선물용 과일들이 ‘절호의 특가’라는 이름이 붙어 할인 판매되고 있었고 절임용 배추 등도 할인 판매한다는 전단지가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이날 장을 보러 나온 주부 김선민(41)씨는 명절 전보다 끝나고 난 뒤 과일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할인 행사에는 명절 기간 수익이 기대에 못미친 대형 마트의 또 다른 전략이 담겨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대형 마트 3사의 일평균 매출액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은 전년 대비 5% 가량 감소했고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어 점포 수가 감소한 홈플러스는 전년 대비 20%나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연휴가 이례적으로 길면서 해외여행 등으로 국내를 떠나 수요가 줄어들고 정부의 민생회복소비쿠폰 지급시기도 맞물려 내수 소비가 분산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마트 3사는 ‘포스트 추석’ 행사를 열고 신선식품과 생필품 가격을 대폭 낮췄다. 명절 이후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고 남은 물량을 순환시키려는 방법을 내세웠다.
이마트는 15일까지 신선식품과 간편식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 행사를 진행한다. 광어·연어회, 한우, 수입육 등 식품군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추고 주요 생필품·간편식 브랜드 18곳이 참여하는 공동할인전을 진행한다.
홈플러스 역시 ‘홈플 MEGA 골든위크’ 2주차 행사를 열고 호주산 청정우, 국산 꽃게, 신선 과일을 반값 수준에 판매하며 생활용품·가공식품 200여 종을 묶음 특가로 구성했다.
롯데마트도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슈퍼 세이브 위크’를 열고 농축산물 및 제철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며 가격 경쟁에 뛰어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이 끝나면 선물세트는 해체해 일반 상품으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신선식품은 ‘포스트 추석’ 행사를 통해 물량을 조절한다”며 “긴 연휴 이후 소비 여력이 줄어든 만큼 유통업계 전반이 재고를 순환시키는 구조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포스트 추석’ 행보를 단순 재고정리보다 한 단계 진화한 소비유도 전략으로 해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절 직후 할인 행사는 재고 처분 성격을 띠며 동시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소비심리를 다시 끌어올리는 유통업계의 신호탄”이라며 “온라인몰과 경쟁해야 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가 ‘직접 가야 할 이유’를 계속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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