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소前 화해’ 사각지대 미지급 입장 첨예

2010년 3월~2013년 1월 수당 대상

합의점 못 찾아 2022년 9월 행정訴

여권 일각, 소방관 예우·관심 지적

기조 이어질땐 사기 악영향 우려도

경기도 소방관들이 공제된 2시간의 휴게시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게 된 계기는 2009년 대구 상수도사업소 소속 공무원의 미지급 수당 반환 소송이다. 사진은 소방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경기도 소방관들이 공제된 2시간의 휴게시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게 된 계기는 2009년 대구 상수도사업소 소속 공무원의 미지급 수당 반환 소송이다. 사진은 소방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대법원까지 이어진 경기도와 소방관들의 미지급 수당 문제에 양측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10여년 전 수당에 대한 지급 의무가 없다는 도와 달리, 소방관들은 그 이전에 진행한 ‘제소 전 화해’ 절차와 지급을 마친 타 지역의 사례를 바탕으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소방관들이 공제된 2시간의 휴게시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게 된 계기는 2009년 대구 상수도사업소 소속 공무원의 미지급 수당 반환 소송이다. 당시 대법원은 ‘예산 범위와 상관없이 공무원이 일한 만큼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전국 각지에서 초과근무수당 기준에 대한 개선과 지급 요구가 커졌다.

경기도는 2010년 2월 소방관들과 제소 전 화해를 추진해 해결을 약속했다. 제소 전 화해는 소송 제기 전에 당사자들이 법원에 화해를 신청해 합의를 성립시키는 절차로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당시 2006년 12월부터 발생한 수당은 도가 모두 지급했다. 문제는 제소 전 화해 신청 이후인 2010년 3월부터 2013년 1월까지의 휴게시간 2시간이 ‘사각지대’로 미지급됐다는 점이다. 지침 개정으로 2013년 3월부터 모든 소방관이 휴게시간과 상관없이 추가 수당을 받게 됐다.

이후 간담회 등을 통해 해결 방안들이 논의됐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2022년 9월 소방관 2천638명은 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이 지난 2023년 12월 선고한 판결문을 보면, 크게 2가지를 근거로 원고인 소방관들에게 패소 결정을 내렸다.

먼저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는 도의 주장을 법원이 인정했다. 가장 늦게 발생한 수당인 2013년 1월분의 기준으로 볼 때, 민법상 인정하는 3년의 단기 시효가 소 제기 전 이미 소멸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도가 진행한 제소 전 화해의 대상에서 문제가 된 35개월 동안의 수당은 벗어나 있다는 점도 법원이 참작했다.

소방관 측은 도가 미지급 수당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시간을 끌다가 소멸시효가 넘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월 소방관 측은 항소했으나 수원고법 기각 결정으로 패소한 원심이 유지됐다. 여권 일각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항소심 판결 직후 더불어민주당 김병주(남양주을) 의원은 “행정과 법을 내세우기 전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소방관에 대한 예우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한 게 대표적이다.

김문수 전 지사의 도정 시절 발생한 문제가 남경필, 이재명 전 지사를 거쳐 김동연 지사까지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지급 기조가 이어질 경우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에 대한 사기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미지급 수당 대상은 소송 제기 당시 기준(2022년) 6천176명에 이른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