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인고등학교 잇단 신고 접수, 용의자 특정 어려워
경찰·소방 투입… 학생 귀가조치
위험 요소 없지만 ‘행정력 낭비’
2년 간 유사 협박 사례 56건 집계
‘VPN 해외 우회’ 추적에 어려움
인천 한 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협박성 글이 사흘째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다행히 폭발물 등 위험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과 소방력이 낭비되고 학생들이 수업을 받지 못하고 귀가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용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대인고등학교에 사흘째 ‘폭발물 설치’ 협박
15일 오전 7시43분께 인천 서구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학생들을 하교 조치하고 인력을 투입해 학교 내부를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13, 14일에도 이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성 글이 소방당국에 접수된 바 있다. (10월15일자 6면 보도)
전날인 14일은 ‘2025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지는 날이어서 학생들이 정상 등교했지만, 13일에는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폭발물 설치 협박이 사흘째 이어진 15일 오전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대인고를 방문해 피해 상황 등을 살폈다. 맹승렬 대인고 교장은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도 있어 심리 지원 방안 등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 허위신고에 낭비되는 공권력…용의자 특정 왜 어렵나?
인천의 학교나 관공서 등을 겨냥한 폭발물 설치 협박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서구 오류동에 있는 국립환경인재개발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문이 팩스로 들어왔다. 올해 8월과 지난달에도 서구와 강화군 내 고등학교에서 각각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이 담긴 팩스가 왔다.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학교나 관공서, 백화점 등을 노린 유사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주로 일본인 변호사 명의를 사칭한 협박으로, 2023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총 56건이 발생했다.
허위 신고 가능성이 커도 경찰과 소방당국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현장에 긴급히 출동해야 한다.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대인고에도 수십여명의 경찰과 소방 인력이 투입됐다. 허위 신고에 일일이 대처하다 보면 다른 곳에 치안 공백이 생기거나 재난 대응이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
인천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안전조치가 최우선인 만큼 허위 신고가 의심되더라도 현장에 나가야 한다”고 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사이버수사심의관을 단장으로 하는 공조 수사 출장단을 일본에 파견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협박글 대부분이 IP주소를 변경해주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발신지를 해외로 우회하다 보니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사이버 범죄의 경우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4~5번씩 IP를 옮기는 경우가 있어 최초 발신지를 추적하기 어렵다”며 “공조 수사를 통해 발신지를 추적하더라도 용의자 특정이 5년 이상 소요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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