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 ‘충격파’

 

과천·분당·안양 동안구·하남 등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

‘핀셋지정’ 예상 깨고 대규모 포함

일부 지역 “왜 우리까지냐” 불만

정부가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규제지역에 추가됐다. 사진은 2년 11개월 만에 다시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원시 일대 아파트 단지. 2025.10.15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정부가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규제지역에 추가됐다. 사진은 2년 11개월 만에 다시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원시 일대 아파트 단지. 2025.10.15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집값 안정을 위한 ‘전면 규제’다. 하지만 핀셋 지정 수준일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경기도내 12곳이 한꺼번에 묶이면서 과천·성남 분당은 “올 게 왔다”며 담담한 분위기이지만 수원·안양 동안·용인 수지 등은 “왜 벌써 우리까지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15일 오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은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울 전역과 과천, 광명, 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 하남 등 도내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지난 2023년 1월 과천, 성남 분당·수정 등 4개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며 도 전역이 비규제지역이 된 지 2년9개월만이다.

앞서 도내 부동산 시장에선 추석 연휴 이후 서울 과열지역과 맞닿은 일부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핀셋 규제’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정부가 예상보다 넓은 범위를 한꺼번에 묶으면서 시장은 핀셋이 아닌 전면 규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실 과천과 성남 분당은 집값 상승세가 워낙 가팔라 규제지역 지정을 이미 염두에 뒀다. 이 때문에 추석 전에 매물이 거의 소진돼 규제지역으로 묶여도 충격이 적다. 과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 발표가 공식화되기 전 이미 거래가 끝나가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당 역시 규제 1순위 지역이라 새삼스럽지 않다는 분위기지만 수정·중원구까지 동시에 포함된 점에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15일 과천시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5.10.1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15일 과천시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5.10.1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반면 규제를 예상하지 못한 지역은 혼선이 컸다. 안양 동안구는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줄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고, 인덕원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정부 발표 직후 “오늘 안에 잔금을 치르자”는 잇단 전화로 피로감을 호소했다. 등기소도 잔금 처리를 서두르는 사람들로 붐볐다.

용인 수지구는 최근 두 달 사이 실거래가가 급격히 오른 단지를 중심으로 과열 조짐이 뚜렷했다. 하지만 서울 전역이 묶이자마자 수지까지 동시에 지정된 건 너무 빠르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수지구민 김모(55)씨는 “예견된 규제였지만 단계적이 아니라 한꺼번에 묶인 속도전 같다”고 토로했다.

수원의 경우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광교신도시가 있는 영통구는 분당·과천 다음 순서라 예상은 했다는 반응이지만, 장안구와 팔달구는 집값도 떨어지는데 왜 묶였느냐며 반발했다. 권선구만 비규제 지역으로 남으며 풍선효과 기대감이 일부 생겼으나 이날 거래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풍선효과를 학습한 비규제 지역 화성 동탄신도시는 하루 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움직임이 나타나며 ‘어제와 완전히 다른 시장’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수도권이 모두 막히면 결국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간다”고 말했다.

/윤혜경·김지원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