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은 아플 때 누구나 병원을 찾아 치료 받을 수 있다. 이는 건강보험 제도가 튼튼하게 뒷받침하고 있고 여러 국가에서 시스템을 배워갈 만큼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마다 늘어나는 의료비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의 보험료와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한정된 재원을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이를 갉아먹는 대표적인 주범이 있다. 바로 ‘사무장병원’으로 불리는 불법개설의료기관이다.
불법개설의료기관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 또는 비약사가 의사나 약사, 의료법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사무장병원·면허대여약국)을 말한다. 대부분 환자의 안전보다는 영리추구를 주목적으로 운영되어 과잉진료나 불법적인 환자 유치 등을 일삼고 적정한 의료인력을 갖추지 않아 국민의 생명과 의료질서를 위협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14년(2009~2023년)간 불법개설의료기관으로 인한 재정 손실은 무려 3조4천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환수율은 6.7%(약 2000억원)에 불과하다. 경찰 수사에만 의존하다보니 평균 수사 기간이 11개월, 길게는 54개월까지 걸리면서 환수실적은 저조하고, 신속한 대응은 어려운 것이다.
이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야 한다. 공단은 2014년부터 불법개설의료기관을 직접 조사하며 전문성과 경험을 쌓아 왔다. 특사경 권한이 부여된다면 조사와 수사가 신속히 이뤄져 적발률과 환수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이는 곧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공단 특사경 권한은 불법개설의료기관 수사에 한정된다. 과도한 권한 남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국민의 보험료가 새지 않도록 막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공단 특사경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루빨리 관련 법안이 통과돼 건강보험 제도가 굳건히 유지되기를 바란다.
/이형미 국민건강보험공단 남양주·가평지사 보험급여부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