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문화재단 공동기획>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결과물

‘모터타임즈’ 제2전시회 개관식

 

국내 최초 현대식 완성차 생산공장

생산라인을 전시장 활용 전례 없어

노동자·지역사회 관점서 예술 활용

역사를 조명하기 위한 활동 이어져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 17일 오후 찾은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2공장 내 조립2공장.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모터타임즈’ 제2전시회 개관식이 이날 열렸다. 관람객들을 안내하던 안규백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이 가동을 멈춘 생산라인 중간 지점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2006년 한국지엠에 입사한 뒤 2022년 공장 가동이 중단될 때까지 제가 일했던 공간이 여기입니다. 중단 이후에도 공장이 멈췄단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차마 이 공간을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사물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보니 복잡미묘한 감정이 듭니다.”

사물함의 옆면에는 2022년 11월22~26일 당시 한국지엠 구내식당 식단표가 붙어 있었다. 2022년 11월26일은 부평2공장의 컨베이어 벨트가 멈춘 날이다. 그날로부터 꼭 1천56일이 흘렀지만,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분초 단위로 분주히 손을 움직이던 노동자들의 흔적은 여전히 선명했다.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모터타임즈 전시회는 부평구문화재단이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경인콜렉티브와 함께 장장 20개월에 걸쳐 진행해온 부평 자동차산업 기록활동의 최종작이다. 부평구문화재단은 ‘문화도시 부평’ 사업의 일환으로 그동안 애스컴시티, 조병창, 부평 상업공간 기록 등 역사문화자원 발굴 사업을 펼쳐왔는데, 지난해부터는 ‘자동차공업도시 부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부평구문화재단과 한국지엠지부는 지난해 2월부터 프로젝트를 위한 협의를 진행했고, 산업유산인 부평2공장을 기록·전시하기 위한 역할로 경인콜렉티브가 선정돼 1년이 넘는 동안 작업을 수행해 왔다.

그 결과 지난달 26일 부평아트센터에서 모터타임즈 예고편인 1전시회(9월29일자 3면 보도)가 먼저 문을 열었고, 부평2공장 내 작품 설치 등 준비 과정을 거쳐 메인 행사인 2전시회가 이날 시작됐다.

노동과 예술 결합된 부평2공장 전시회 [한국지엠 아카이빙 프로젝트·(4)]

노동과 예술 결합된 부평2공장 전시회 [한국지엠 아카이빙 프로젝트·(4)]

1962년 새나라자동차로 시작해 60년간 이어진 한국지엠 부평2공장의 역사를 예술과 접목한 아카이빙 전시회가 시작됐다. 과거를 기록해 시민과 공유하면서 ‘공장도시 부평’의 주체성을 재확인하고, 새 미래를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전시다. 지난 26일 오후 인천 부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2589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전시회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1962년 새나라자동차가 출범하면서 국내 최초의 현대식 완성차 생산공장으로 건립된 부평2공장을 산업유산적 가치에서 조명함과 동시에, 공장 생산라인을 하나의 전시장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행사기도 하다. 또 단순히 산업사적 가치를 넘어 60년이 넘는 시간 속에서 공장을 거쳐 간 노동자들과 지역사회의 관점에서 시각예술을 활용한 방법으로 역사를 기록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전시회는 자동차가 생산되는 과정의 역순으로 동선이 구성돼 있다. 자동차 공정은 차체 생산 - 도장(자동차에 색을 입히는 작업) - 조립 - 최종 검수의 4단계로 진행되는데, 전시회는 완성된 차량의 품질을 확인하는 검수 공간(수정직장)에서 출발해 조립 라인 - 차체 라인 순으로 이동하며 관람이 진행된다.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첫 번째 전시 공간인 수정직장은 부평2공장에서 마지막으로 생산된 차종인 ‘쉐보레 트랙스’를 분해한 과정(8월7일자 1면 보도)에서 나온 수만 개의 부품이 전시돼 있었다. 또 분해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담은 10분 길이 영상도 상영 중이었다. 이어서 조립이 진행되는 공간으로 발길을 옮기면 컨베이어 벨트 양쪽에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드로잉(drawing·연필 등으로 대상의 윤곽을 그린 그림) 기법을 적용한 작품도 볼 수 있었다.

2년 8개월만에… 부평공장 불 켜지고 이야기 맞춰진다

2년 8개월만에… 부평공장 불 켜지고 이야기 맞춰진다

문이 닫힌 한국지엠 부평2공장의 조명이 2년 8개월 만에 다시 켜졌다. 부평2공장은 국내 최초의 현대식 완성차 생산공장이다. 이곳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기 위한 아카이빙 작업의 일환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마지막 차종을 분해하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6일 찾은 인천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8416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조립2공장 건물을 나와 차체2공장으로 이동하자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양정욱 작가가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양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차체 공정 시설을 활용해 ‘빛을 만드는 모양’이라는 작품 등 3가지 작품을 준비했다. 그는 “차체를 만들기 위해 용접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꽃에서 영감을 받아 설비에 조명을 설치하는 시각예술을 접목했다”며 “이곳에서 일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작품을 준비하다가 숙연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부평 자동차공장 아카이빙 프로젝트 ‘모터타임즈’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10.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번 전시회는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을 신청한 이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16일까지 공개된다. 아카이빙 프로젝트는 이번 전시회를 끝으로 마무리되지만, ‘멈춘 곳에서 다시 시작하다’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시발점이 된 부평2공장의 역사를 계속 조명하기 위한 활동은 이어질 예정이다.

부평2공장 가동 중단 당시 공장장을 역임했던 한국지엠 정지오 부장은 “38년 동안 이곳에서 근무했음에도 몰랐던 사실들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정말 많이 알게 됐다”며 “아카이빙 프로젝트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욱 활성화돼서 자료를 전시할 수 있는 기록관의 건립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윤용신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부평2공장과 공장 주변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부터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이 시작된 역사적인 장소이자 인천의 자랑”이라며 “인천시와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아카이빙 사업에 대한 협업을 요청했고, 자동차 역사관을 만들기 위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