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업체 상품에 현장 소비자 혼란
입점업체들 “현금 확보 의도” 비판
관계자 “한시적 공간 임대” 선그어
폐점 대상 점포로 분류됐던 홈플러스 원천점이 ‘고별 세일’을 내걸었지만 정작 매장 안을 채운 건 지점 재고가 아닌 외부 재고처리 업체의 상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20년 넘게 지역민의 생활거점이던 매장의 마지막이 ‘땡처리 행사’로 변색되자 지역 소비자들은 안타까움과 배신감을 토로했다.
22일 찾은 홈플러스 원천점 입구에는 ‘고별 세일’, ‘마지막 동행’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앞서 수원 시내 곳곳에 ‘물류창고 보관상품 총정리’라는 전단을 붙이며 지난 16일부터 진행된 이번 행사는 최대 90% 할인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샀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빈폴’, ‘자라’ 등 기존 홈플러스 원천점에 입점하지 않았던 브랜드 상품이 세일 품목으로 진열돼 있던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이른바 ‘땡처리’라고 불리는 외부 재고처리 업체의 상품이었다. 한 신발 업체 관계자는 자신들을 원천점 입점 업체가 아닌 서울에서 계약하고 온 업체라며 여러 브랜드와 같이 이곳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류 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 상품이 아니라서 교환이나 환불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만난 소비자들은 대부분 홈플러스가 자체 재고를 정리하는 행사로 인식하고 있었다. 외부 업체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표에는 홈플러스 로고가 붙어있고 행사 역시 홈플러스 매장 내에서 진행하다보니 혼동한 것이다. 수원시민 박모(52)씨는 “20년 넘은 마트의 마지막이 땡처리 행사장으로 끝나는 게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홈플러스 입점업체들은 반발했다.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은 “앞서 타 점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 홈플러스 측에 공식적으로 항의했지만 이미 외부 업체와 계약된 사안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아직 폐점 확정도 아니고 보류 상태인데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은 외부업체를 통해 현금을 만들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폐점 준비 과정에서 납품 물량을 줄였지만 폐점이 보류되며 한시적으로 점포 공간을 임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사전에 외부 업체와 계약된 물량과 일정에 따라 공급이 확정된 상품에 대해서는 불가피하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홍보 문구의 경우 과거 폐점 준비 과정에서 계획된 것으로 납품 물량과 폐점 보류 등은 다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 고객들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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