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물차, 오늘도 인천에 머물 곳 없다
8월 기준 5t 이상 2만1570대 등록
공영차고지·휴게소 단 4.9% 소화
신항 가까운 옥련·청학 불법주차
“과태료만 20만원” 고육책 감수
지난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인천항에서 처리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늘어난다는 건 이곳을 오가는 화물차 통행량도 함께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러나 화물차가 머무를 수 있는 주차장 면적은 ‘물류 중심지’ 인천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열악한 실정이다.
22일 국토교통부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인천지역 5t 이상 대형 화물차 등록 대수는 2만1천570대로 집계됐다. 반면 화물차 공영차고지와 화물차 휴게소 내 주차 면수를 모두 합치면 1천69개로, 대형 화물차 등록 대수 대비 4.9%에 머물렀다. 하루 평균 1만 대 이상의 화물차가 오가지만, 10대 중 1대만 제대로 된 공간에 주차할 수 있는 셈이다.
인천과 함께 국내 핵심 항만도시로 꼽히는 부산의 경우 5t 이상 대형 화물차 등록 대수가 2만6천144대, 공영차고지와 화물차 휴게소 등 화물차 전용 주차장 내 주차 면수는 1천862개로 나타났다. 등록 대수 대비 주차 면수 비율이 7.1%로 열악하긴 마찬가지지만, 인천에 비해 그나마 사정이 낫다.
부산은 2015년 전국 최초로 ‘화물차 밤샘주차 허용 조례’를 제정해 차량 통행량이 적은 자정~오전 4시 사이에 공영·부설주차장과 이면도로 등에 주차 가능 구역을 지정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밤샘주차 허용 조례가 화물차 주차난 해소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지만, 인천지역 화물업계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나오는 게 부러울 따름이라는 반응이다. “인천 화물차 운전자들은 저주받은 사람들”이라는 자조까지 나온다고 한다. 주차 공간이 없어 차량 통행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인천 신항에서 비교적 가까운 연수구 옥련동, 청학동 등에 불법 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화물업계 관계자는 “불법 주차가 한 번 적발되면 과태료만 20만원”이라며 “과태료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불법 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동 시간, 컨테이너 상하차에 걸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화물차 주차장이 인천항 주변과 서구 북항 일대에 있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경쟁도 치열하다. 한 달 이용료가 15만~20만원 안팎이다. 군산, 광양 등 다른 지역 항만의 화물차 주차장 이용료와 비교하면 3~6배가량 비싸다.
주민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운영조차 하지 못한 송도 화물차 주차장이 지금이라도 정상 가동돼야 불법 주차를 비롯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물연대 인천본부 조정재 사무국장은 “화물차들이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통행한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주차장 조성을 반대하고 있지만, 화물차를 운전하는 입장에서도 신호가 많고 도로 환경이 복잡한 도심 운행은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어 “주차장이 확보되면 고속도로 등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어 화물차의 통행 동선이 고정되는 만큼 교통 체증이나 사고 유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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