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 ‘제외’… 사건 고발 백령도 주민들, 의구심 표명

24년간 농수로에 무단 방류 불구

처벌 약한 물환경보전법 위반 적용

경찰 “추가혐의 적용 여부 재판단”

레미콘공장에서 한차례 농수로를 준설한 후 벽면을 따라 회색빛 슬러지 추정 물질이 단층을 형성하고 있다. 2025.7.29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레미콘공장에서 한차례 농수로를 준설한 후 벽면을 따라 회색빛 슬러지 추정 물질이 단층을 형성하고 있다. 2025.7.29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검찰이 인천 백령도에서 레미콘 슬러지를 불법 배출한 업체 사건(9월26일자 4면 보도)을 더 살펴보라고 경찰에 되돌려보냈다.

슬러지 불법 배출 레미콘 업체, ‘백령도 오염 혐의’ 검찰 송치

슬러지 불법 배출 레미콘 업체, ‘백령도 오염 혐의’ 검찰 송치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백령도에서 24년 동안 레미콘 슬러지를 농수로에 불법 배출한 업체(7월 31일자 6면 보도)가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중부경찰서는 옹진군 백령도에서 레미콘·아스콘을 생산하는 A업체 관계자 B씨(60대)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이달 초 검찰에 불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2393

2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백령도 레미콘·아스콘 생산업체 대표 A(60대)씨에 대한 보완수사를 이달 초 인천중부경찰서에 요구했다. 경찰은 최근 A씨를 재차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보완수사 요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검토하고, 기소 여부 결정 전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사유는 A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경찰 수사 과정 중 줄어든 것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백령도 가을2리 주민 37명은 지난 7월 B업체 대표를 폐기물관리법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사건을 중부서로 이관했다.

관할 군청인 옹진군은 B업체가 공공수로에 레미콘 슬러지가 흘러가는 것을 방치해 물환경보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8월 7일 과징금 1천100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경찰은 수사를 통해 B업체가 앞서 2001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24년 동안 레미콘 생산 중 발생한 슬러지를 공장 앞 농수로에 무단 방류한 것으로 파악하고 대표 A씨를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경찰이 A씨를 송치할 때 당초 고발된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는 제외됐고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만 적용됐다.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는 송치나 불송치(혐의없음)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사건을 고발한 마을 주민들은 처벌이 더 강한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가 제외된 것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고발인 C씨는 “경찰 조사를 갔을 때 ‘이런 사건은 폐기물관리법 적용이 어렵고 물환경보전법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로 경찰에서 말했다”며 “법을 잘 모르니까 알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물환경보전법 벌칙조항을 보면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공공수역에 특정수질유해물질, 지정폐기물, 오니 등을 버리거나 누출·유출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반면 폐기물관리법에서는 사업장 폐기물의 수집을 위해 마련한 장소나 설비 외의 장소에 폐기물을 버릴 시 7년 이하 징역이나 7천만원 이하 벌금 처벌이 함께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재수사 요구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은 애매한 부분이 있다. (폐기물을)버리는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레미콘 슬러지) 버려서 그런 것인지, 물에 쓸려 내려간 것인지 입증하기 어려워 수사를 한 다음 송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추가 수사를 진행해 추가 혐의 적용 여부를 다시 판단할 계획이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