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고 협박 등 근래 ‘허위신고의 창구’
“진도 막혀” 수능 앞두고 학부모 불안
발신지 해외로 우회, 용의자 특정 난항
소방당국을 통해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인천에서 잇따라 접수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과 경찰이 출동해 매번 현장을 확인하고 있지만, 위험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허위 신고에 시민들의 불편함만 커지는 상황입니다.
■ 119안전신고센터 협박 창구되다
119안전신고센터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면 어디서든 사고나 위험요소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119안전신고센터는 각 지역의 119종합상황실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죠.
그런데 시민 편의를 위해 만든 119안전신고센터가 최근 허위 신고의 창구가 됐습니다. 지난 21일 오전 인천 서구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왔습니다.
이 작성자는 “왜 (그동안) 허위 글을 작성했는지 밝힐 수 있어 좋다”며 “이전 협박 글은 수사력 분산을 위해서였다. 학교 내부 7곳에 폭탄을 설치했다. 이번엔 진짜다”라고 썼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을 투입해 학교 내부를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내부를 수색하는 동안 학생과 교직원은 강당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죠. 이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성 글은 지난 13일부터 소방당국에 접수되고 있습니다. 학교는 ‘2025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지는 지난 14일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는데요. 13일과 15일은 임시 휴업, 17일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됐습니다. 20일은 개교기념일이어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았습니다.
이 학교뿐만이 아니라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인천의 다중이용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거나 위협하겠다는 협박이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여러 차례 접수되고 있습니다.
허위 신고가 잇따르자 소방청은 119안전신고센터 신고 시 본인 인증 절차를 최근 추가했습니다다. 앞으로 신고자는 휴대전화 본인 확인, PASS 인증서, 공동인증서 중 한 가지 수단을 선택해 본인 인증을 해야 합니다. 다만, 이 경우 신고 접수가 지연될 수 있어 소방당국은 간편한 인증절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커지는 시민 불안감… 협박범 왜 못 잡나
대인고를 겨냥한 협박 글이 연이어 올라오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 맘 카페에는 “수능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지금 다른 학년도 수업 진도도 못나갔다네요”, “며칠째 불안불안하네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본인 변호사 사칭 사건은 학교나 관공서, 백화점 등에 협박 팩스를 넣는 수법으로 이뤄졌습니다. 119안전신고센터를 이용한 대인고 사건과 양상은 조금 다르지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공중협박인 점은 같습니다.
올해 3월 ‘공중협박죄’가 신설되면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내용으로 협박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게 됐습니다. 상습적으로 범행할 경우에는 가중처벌도 가능합니다. 그런데도 관련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인 변호사 사칭 사건은 서울경찰청, 대인고 사건은 인천경찰청이 전담팀을 구성해 각각 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박글 대부분이 IP주소를 변경해주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발신지를 해외로 우회하다 보니 용의자 특정에는 애를 먹고 있습니다. 용의자를 특정하는데 최대 5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수사 기법이 발달하고 있는 만큼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협박범이 누구인지 특정돼야 하겠습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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