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흔적을 담은 청년 작가들의 공간

스튜디오마다 살아 숨 쉬는 예술의 현장

‘스티커 투어’로 완성하는 관람의 즐거움

지난 24일 인천아트플랫폼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찾은 엄기성 작가의 스튜디오 ‘탁본 낚시터’ 모습.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24일 인천아트플랫폼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찾은 엄기성 작가의 스튜디오 ‘탁본 낚시터’ 모습.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아트플랫폼 ‘청년 예술가 스튜디오 지원사업’의 올해 입주 예술가들이 작업 공간과 창작 과정을 공개하는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 중입니다.

24일 오후 12시께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작가들의 스튜디오가 열리자마자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각자의 작업실에서 방문객을 반갑게 맞으며 열정적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소개하는 작가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중앙 광장에 설치된 안내 부스에서 배부하는 종이 팔찌를 차고 스튜디오 관람을 시작합니다. 아트플랫폼 E2동 2층부터 엄기성, 권세진, 치명타 작가의 스튜디오를 만날 수 있습니다.

‘탁본 낚시터’라는 문패를 붙인 엄기성 작가 스튜디오에서는 작가가 철거 직전의 인천 재개발 지역 등지에서 탐색한 대문 손잡이, 초인종 등의 탁본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 속에서 발굴한 여러 탁본을 조각으로 빚어 재조합한 작품들입니다. 도시의 흔적을 ‘채집’했다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층에 있는 치명타 작가의 스튜디오는 해고자들의 투쟁이나 사회적 참사 등 소수자들이 있는 현장에서 연대한 작업들을 펼쳐 놓았습니다.

지난 24일 인천아트플랫폼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치명타 작가가 자신의 스튜디오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작품 세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24일 인천아트플랫폼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치명타 작가가 자신의 스튜디오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작품 세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2동 3층으로 올라가면 최준영(‘인천·합판·재활용·회화·매립지’), 김영경(‘인천 중구 제물량로218 E-11 발굴조사현황’), 이소영(‘임시공간’)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그들의 개성 강한 작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소영 작가 스튜디오에 들어가니, 물이 가득 채워진 2개의 커다란 수조 안에 하얀 흙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수조의 정체는 무엇인지 현장에 있는 작가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백토(白土)로 만든 작품이 천천히 녹아내린 모습입니다. 제 신체의 감각과도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는데, 무(無)의 상태에 가까워 보이게 형태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신체 소멸의 이미지 감각과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이소영 작가는 도시에서 수집한 벽돌 같은 건축적 조각이나 사물의 이미지를 흙으로 치환하고, 이를 부숴 다시 점토로 되돌리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백토로 만든 조각(도시에서 수집한 건축적 이미지)을 수조에 넣어 천천히 사라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24일 인천아트플랫폼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찾은 이소영 작가의 스튜디오 ‘임시공간’ 모습.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24일 인천아트플랫폼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찾은 이소영 작가의 스튜디오 ‘임시공간’ 모습.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2동 3층에서 연결 통로를 통해 E3동 3층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국제 교류 부문의 대만 출신 쉬셩카이, 강지웅, 원나래 작가의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김영미, 정찬일, 그리고 ‘2025 인천미술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차기율 작가의 스튜디오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대다수 작가가 스튜디오에 상주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했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스티커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의 각 스튜디오에서 스티커를 모을 수 있는데, 이를 모두 붙여 ‘스티커 지도’를 완성하면 기념품을 줍니다.

지난 24일 인천아트플랫폼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찾은 최준영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최 작가가 자신의 창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24일 인천아트플랫폼 ‘2025 플랫폼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 찾은 최준영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최 작가가 자신의 창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아트플랫폼 스튜디오 입주 작가 11명이 모두 참여한 기획 전시 ‘2025 플랫폼 아티스트: 열하나의 말들’ 또한 내달 2일까지 아트플랫폼 G1과 E-6, E-3 등에서 진행 중입니다.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먼저 둘러본 후 전시를 관람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국제 교류 부문의 쉬셩카이 작가는 아트플랫폼 프로젝트 스페이스(G3)에서 내달 9일까지 별도로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엄기성 작가의 작업과 연계된 ‘탁본 구락부’와 김영미 작가의 작업과 연계된 ‘수제비 종이학 접기’ 체험 프로그램은 중앙 광장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스티커 투어’를 완료하기 위해선 체험 프로그램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다양한 창작 세계를 펼치고 있는 작가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작업을 시각·촉각·청각·후각 등으로 다양하게 감각할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 무척 재밌습니다. 여러분도 참여해 보면 어떨까요.

내달 2일까지 열리는 인천아트플랫폼 스튜디오 입주 작가 11명이 모두 참여한 기획 전시 ‘2025 플랫폼 아티스트: 열하나의 말들’ 전시장 모습.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내달 2일까지 열리는 인천아트플랫폼 스튜디오 입주 작가 11명이 모두 참여한 기획 전시 ‘2025 플랫폼 아티스트: 열하나의 말들’ 전시장 모습. 2025.10.2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