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건물 8개
대부분 1952년 혹은 그 이전 건축 추정
역사·특징 명확히 보여준다는 평가 나와
2등급 건물 8개
자동차 정비시설, 특징적 바닥 구조 주목
퀀셋 막사, 효율성 높인 미군 막사의 특징
인천 부평구 옛 미군기지 ‘캠프 마켓’ 중 ‘금단의 땅’으로 남은 D구역이 이제 토양오염 정화 작업 등 시민 품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D구역은 캠프 마켓에 남은 전체 100개 건축물 중 71개가 몰린 곳인데, 최근 국방부는 일부 건물을 존치해 달라는 인천시 요청을 반영해 이 건물들이 정화 가능한 범위에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설계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인천시가 국방부에 존치와 활용을 요청한 건물은 총 17개입니다. 이 중 16개는 지난달 인천시 캠프 마켓 시민참여위원회가 그 가치와 활용 가능성을 충분히 따져 존치할 만하다고 판단(9월22일자 1면 보도)한 1·2등급 건물입니다. D구역에 남아 있는 건축물 대부분은 1952년 또는 그 이전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위원회가 왜 각 건물의 존치를 결정했는지 살펴봤습니다.
군수 시설 특징 남은 1등급 건물 8개
캠프 마켓 내 건축물들은 고유의 ‘번호’가 있습니다. 인천시가 존치를 결정한 D구역 16개 건물 중 오염 정도가 비교적 낮고 활용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는 1등급 건물은 ‘1507’ ‘1530’ ‘1532’ ‘1716’ ‘1724’ ‘1726’ ‘1730’ ‘1920’ 등 8개입니다.
먼저 1507은 돌이나 벽돌 등을 쌓아 올리는 방식의 ‘조적조’ 건물로, 단층 대형 창고입니다. 일제 말기 대량 군수품 생산과 저장을 했던 ‘조병창’ 창고 기능을 잘 보여주는 공간으로 조성됐다고 합니다. 특징적인 철골 구조, 군수품 운송을 위한 도크 시설 등이 잘 남아 있어 캠프 마켓 역사와 특징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530·1532는 각각 소방서, 기지 본부로 사용됐던 건물입니다. 장방형(정사각형이 아닌 사각형)이자 평지붕의 단층 건물이 긴밀하게 연결돼 구성돼 있는데, 조적조와 콘크리트 슬래브, 목조 트러스(여러 개의 뼈대 재료를 삼각형이나 오각형으로 얽어 짜서 지붕을 받칠 때 쓰는 구조물)가 혼합된 구조입니다. 톱날 모양 지붕 형태와 구조가 잘 남아 있고, 기지 중심 영역으로서 상징성도 지녔습니다. 전면에 남은 조경 공간을 포함해 기지 중심 영역으로서 보존 가치가 크다고 판단이 됐습니다.
1716은 붉은 벽돌 조적조 건물이자 2층의 긴 장방형 건물입니다. 나중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단층 대형 창고가 측면에서 연결된 구조입니다. 넓은 창호가 연속된 개방적인 구성이며, 주류나 담배를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간결한 철골 기둥과 트러스 지붕으로 구성된 대공간이 군수기지로서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붉은 벽돌의 외관, 넓은 개방 공간 등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입니다.
1724·1726·1730도 붉은 벽돌 조적조 단층의 긴 장방형 건물입니다. 동일한 형태의 건물 3개가 남북 방향으로 연속해 배치된 것이 특징입니다. 벽돌쌓기 중 가장 튼튼한 방식이라는 ‘영식쌓기’를 비롯해 창호 방향으로 ‘들여쌓기’ 등 건축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처마 부분을 돌출된 형태로 처리한다거나 창호와 벽체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구성 등 세부 표현이 잘 남아 있다고 합니다. 건축적, 경관적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크다고 평가받은 건물들입니다.
1920은 조적조 단층의 대형 창고 건물입니다. 내부는 넓은 개방 공간으로 구성하고, 구조는 래티스 보(세로 방향 주보에 가로 방향으로 보를 짜 넣은 격자 모양 대들보)와 기둥, 트러스 형태의 지붕 구조로 이뤄졌습니다. 일제 말기 대량 군수품 생산과 저장을 위한 조병창 창고의 기능을 보여주듯 넓은 공간이 특징이며, 군수품 운송을 위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토크 시설 등이 잘 남아 있습니다. 일제에 의해 조병창으로 조성되고 미군 군수기지로 사용된 역사와 특징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어 보존·활용 가치가 높습니다.
활용 가능성 큰 2등급 건물 8개
D구역 2등급 건물은 ‘1512’ ‘1514’ ‘1520’ ‘1528’ ‘1710’ ‘1732’ ‘1736’ ‘1771’ 등 8개입니다. 인천시 캠프 마켓 시민참여위원회는 1등급 건물들 못지않게 2등급 건물들도 충분히 보존하고 활용할 만한 가치를 지녔다고 보고 있습니다.
1512는 철근 콘크리트조 2층 규모 건물로, 물류창고 추정됩니다. 기둥과 기둥 사이가 헌치보(보강 구조물)로 연결돼 있고, 사이사이는 작은 헌치보가 연결을 받치고 있는 구조적 특징이 잘 유지된 상태입니다. 구조적 다양성 중에서도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특징이 잘 남아 있습니다. 같은 특징이 남은 건물이 1514인데, 1514의 경우 단층 규모로, 자동차 정비시설로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정비를 위한 시설의 특징적인 바닥 구조가 눈에 띈다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1520은 철근 콘크리트조 2층 규모의 창고 건물인데, 다른 유사 건물에 비해서도 물품의 수직 이동 통로와 설비의 원형이 잘 남아 있어 보존 및 활용 가치가 큽니다. 1528은 한국지원단과 공병단 창고, 장례시설 창고, 차량 정비 부품 창고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돌출 기둥을 가진 조적조 구조이자, 지붕은 목조 트러스 구조로 이뤄졌습니다. 다목적으로 사용된 구조적 특징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1710은 1952년 건축된 ‘퀀셋 막사’(Quonset hut)입니다. 퀀셋 막사는 반원형 아치 디자인으로 건축 효율성을 높인 미군 막사의 특징적 건물을 말하는데, 캠프 마켓 D구역에 남은 퀀셋 막사는 조립식 철제 구조물입니다. D구역뿐 아니라 부평 캠프 마켓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퀀셋 막사인 만큼 보존 가치가 크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1732는 가구용품 창고로 사용됐다고 추정하고 있는 단층 구조의 건축물이며, 1736은 아마도 출판소나 인쇄소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두 건물 모두 헌치보가 연결된 구조적 특징,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특징이 잘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1771은 조적조 굴뚝과 연결된 단층의 대형 창고 건물입니다. 대형 굴뚝과 연계된 발전소와 같은 지원 시설로 사용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제 말기 대량의 군수품 생산과 저장을 위한 핵심 시설로 기능했고, 한국전쟁 이후에도 미군 군수기지 지원 시설로 쓰였다고 추정됩니다. 1974년까지 제2빵공장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캠프 마켓의 특징을 보여주는 랜드마크로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닌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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