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경 경제부 기자
윤혜경 경제부 기자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시장이 연상되는 요즘이다. 문 정부는 ‘집은 사는 곳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원칙 아래 부동산 시장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자 했다.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중과세, 대출 규제, 분양가상한제, 임대차3법 등 다양한 억제 카드를 꺼냈다. 규제 카드가 동원될 때마다 역설적이게도 집값은 상승했다. 공급 축소와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지며 서울을 포함해 경기도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벼락거지’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가 나온 것도 이맘때다.

지난 15일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게 핵심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선제적인 수요관리 조치를 통해 과열 양상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와 함께 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축소하는 등 금융규제를 병행하면서 정부가 쓸 수 있는 부동산 규제 카드를 총동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집값 급등을 막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공급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 속 핀셋지정에 따른 풍선효과 우려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정부 대책 발표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규제를 비껴간 도내 지역의 대장주 아파트가 빠르게 공유됐고 규제 시행 전 주택을 구매하자는 막차 열기도 감지됐다. 동탄 등 비규제 지역에선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도 호가를 높이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 경신 사례도 속출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부동산 규제는 통제의 수단이 아닌, 사회구조적 안정성을 설계하는 도구다. 불안정한 시장에 대한 피해는 결국 무주택 서민에게 돌아간다.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민간 공급을 활성화하고 장기 임대주택 인프라를 확충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윤혜경 경제부 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