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편에서 만난 수원 무등탕은 우리네 어머니들의 사랑방이었습니다. 몇날 몇시 어디서 만나자, 굳이 세세하게 약속을 잡지 않아도 밥 같이 먹을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 속상하거나 마음 복잡한 일이 있어도 한바탕 왁자지껄 웃고 떠들고 나면 마음이 풀리는 마법같은 곳. 꼭 약속하지 않아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나를 반겨주는, 우리가 만난 수원 무등탕은 동네의 안식처이자 사랑방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제는 수원 무등탕과 같은 사랑방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 자리는 각종 온라인 사랑방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서로 생각과 취향이 맞는 이들이 쉽게 모이고 금방 힘을 키웁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 언제 어디서나 모여 나의 말을 할 수가 있죠. 하지만 얼굴을 맞대지 않아서 그럴까요. 말은 가볍고 단절도 쉽습니다. 나와 의견이 달라, 듣고 싶지 않다면, 언제든 쉽게 나가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가끔 그립습니다. 약속하지 않고 찾아가도, 서로 의견이 달라도, 초면이어도 누구나 환영해주고 웃고 떠들던 사랑방들이 말입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