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제자리… 구단·서포터스까지 ‘우승 삼박자’

‘한·일 감독상’ 윤정환 매직 이뤄내

득점왕 무고사 등 잔류에 전력 보강

유정복 예산 유지 등 전폭 지원 결실

줄지않은 관중수 안방열기 힘 보태

2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남 FC의 경기에서 리그 우승과 1부 승격을 확정지은 인천 선수단과 서포터즈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10.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남 FC의 경기에서 리그 우승과 1부 승격을 확정지은 인천 선수단과 서포터즈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10.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한국 프로축구에서 ‘비상’(飛上)이란 타이틀은 줄곧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것이었다. 2004년 창단 첫 시즌을 하위권으로 시작해 이듬해 준우승(정규리그 1위)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날아오른 이후, 꺾일 듯 꺾이지 않는 날갯짓으로 1부리그에서 ‘생존왕’ ‘잔류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런 인천 유나이티드가 2024시즌 1부리그 강등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세간에선 “이대로 날개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컸으나, 1년 만에 다시 비상했다. 구단, 서포터스, 구단주 인천시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진짜 ‘생존’은 내년 K리그1 복귀 무대다. 1부리그에 다시 안착하려면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승부는 이제부터다.

■ 윤정환의 ‘도전’, 무고사의 ‘뚝심’

J리그(2017)와 K리그1(2024)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명장 반열에 오른 윤정환 감독. 윤 감독이 2부리그를 선택한 것은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윤 감독은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지난 26일 경기에서 승리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1년 안에 승격에 대한 많은 기대도 있었고, 독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다른 감독이 이야기했지만, 예상을 깨고 선두를 지키면서 지금까지 왔다”며 “2부리그를 선택한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인천이 지금까지 했던 축구를 탈피하고 새로운 축구를 입히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윤 감독의 합류와 함께 인천이 올 시즌 리그 정상급 스쿼드를 유지한 것도 독주 체제를 가져갈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인천은 무고사, 제르소, 김도혁 등 핵심 선수들이 팀에 남아있으면서 이적 시장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바로우 등 12명을 새로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박승호, 김건희, 최승구, 김명순 등 2000년대생 ‘젊은 피’의 활약도 돋보였다.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 홈경기에서 3-0 승리로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뒤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 홈경기에서 3-0 승리로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뒤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특히 지난해 강등 이후 이적 우려가 컸던 ‘에이스’ 무고사의 잔류가 결정적 순간이었다. 무고사는 올 시즌 현재 20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며 리그 득점왕이 유력하다. 무고사는 팀의 승격을 위해 지난달 몬테네그로 국가대표팀 소집까지 고사하고 리그 2위인 수원삼성과의 경기에 임하기도 했다. 무고사는 26일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당시 잔류하기로 한 것은 솔직히 말해 쉬운 결정이었다”며 “인천이라는 구단은 가족의 일부이고, 이 도시와 구단을 사랑한다”고 했다.

■ ‘전폭 지원’, 1부리그로 이어져야

구단에 대해 ‘플러스 재정 지원’으로 뒷받침한 인천시의 결단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해 11월25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구단 혁신계획 기자회견에서 “구단 재건을 위해 기존 예산을 유지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재정 운용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인천시는 유 시장의 약속대로 올해 인천 유나이티드 예산 총규모를 지난해(11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참가 리그가 강등되면 재정 투입을 줄이는 타 구단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 홈경기에서 3-0 승리로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뒤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 홈경기에서 3-0 승리로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뒤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매 경기 ‘12번째 선수’로 참가한 건 시민과 서포터스다. 지난 26일 기준, 올 시즌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의 홈경기 평균 관중은 1만244명으로 K리그1에 참가했던 지난해(1만949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천이 경기마다 좋은 성적을 내면서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늘어나고, 오히려 주변 상권이 살아났다고 한다.

인천 팬들은 인천시가 ‘1부리그 복귀’라는 목표 달성에 그치지 않고, 1부리그 안착을 위해 구단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경기장에서 만난 인천 팬 권민성(38)씨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인천의 자존심인 만큼, 인천시와 지역의 여러 기업이 구단 운영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오랜 팬 강형구(34)씨도 “1부리그로 올라간 이후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올해와 같은 인천시의 관심과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며 “인천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한 번 나갈 수 있도록 날개를 달면 좋겠다”고 했다.

올시즌 홈경기를 거의 빠지지 않고 관람한 박영복 전 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을 증대하는 데 가장 가성비가 좋은 공공의 기관은 시민구단”이라며 “인천 유나이티드에 대한 재정 지원이 느슨해져선 안 되고, 현 ‘윤정환 체제’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백효은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