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보다 사람이 힘들다는 말…

불편한 관계에서 갈등 ‘필연’

일방적인 치우침 방지하려면

가랑비에 옷 젖듯 만남 늘려야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일이 힘들다기보다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소위 말하는 소진(burn-out)도 일의 양보다는 사람들과의 관계의 질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회사를 보고 들어갔다가 사람 때문에 나온다는 말도 이와 관련 있다. 개인의 역량 역시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으면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할 수 있는 것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사람이 변했다고 하는 말도 결국은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대인관계(對人關係)는 둘 이상의 사람이 상호작용하며 만들어가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관계를 말한다. 이러한 개념으로 보면 무인도에서 평생 홀로 있지 않는 이상 대인관계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그리고 불편한 대인관계는 필연적으로 서로 간 갈등과 마찰을 가져오게 된다. 이에 더해 갈등과 마찰의 빈도가 증가하고 강도가 세진다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그래서인지 일상에서 대인관계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각종 교육은 물론, 국내 대형서점을 기준으로 대인관계와 관련된 도서의 종류가 1천500여 권이 넘게 비치된 것을 통해서도 실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대인관계에서 불편함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할 사람들 사이에 균형(均衡)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 있어 균형이 맞지 않으면 수평을 이루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대개는 힘이나 권력이 많은 사람 또는 직급이나 직책이 높은 사람 쪽으로 기운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이도 영향을 미친다.

기울어진 상태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이른바 대인관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놀이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기구인 시소(seesaw)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한쪽이 무거워 내려간 상태에서 수평을 맞추고자 한다면 무거운 쪽에서 움직여야 한다. 즉 스스로가 맞은편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측면에서 이는 꽤 적극적인 방법이지만 주의해야 하는 점이 있다. 무작정 다가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개별적인 관심과 배려에 기반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다가가야 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만남과 소통의 빈도(頻度)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일 다가가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자신의 맞은편에 한두 사람을 더해보는 것도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더하기다. 일례로 상대방이 충분히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고 여겨진다면 상대방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만나거나 그 사람을 대화에 동참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시간적인 측면에서는 양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 정도만으로도 관계에 있어 일방적인 치우침은 방지할 수 있다.

한편 스스로 다가가는 것도 힘들고 다른 이들을 더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것도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 된다. 한마디로 위임(empowerment)이다. 물론 위임은 말처럼 쉽지 않다.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권한이나 권위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적절한 위임은 관계에 있어 한층 더 수월하게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보다 직관적으로 보면 함께 있을 때 편안한 사람들을 떠올려보고 이들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생각해보고 따라해보는 것도 대인관계를 잘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역할모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인관계를 맺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을 맞추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이다. 이것을 잊는 순간부터 대인관계의 불편함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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