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동 장자호수공원 일대서
페이스페인팅·쥐불놀이 등 놀거리
인근 상가거리도 빛 조형물 물들어
가을이 깊어지면서 계절은 점점 겨울로 흐르고 있다. 올해 달력은 고작 두 장 남았다. 바람이 시려지면서 따뜻한 이미지를 찾게된다. 창 밖 흰 눈을 상상하면 오두막집 벽난로가 함께 떠오르듯 쌀쌀함을 에워싸는 빛을 찾아 ‘장자호수공원’으로 향했다.
구리시 교문동의 장자호수공원에서는 지난 18일부터 ‘구리 빛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색색의 조형물이 장자못의 설화와 동화를 표현하고, 호수에는 10m 높이의 뽀구리 벌룬이 인사한다. 빛 축제에 투입된 예산은 2억8천만원. 여러 조형물 중 가장 비싼 조형물이 이 뽀구리다. ‘뽀구리’는 For Guri 의미를 담은 구리시 캐릭터다.
빛 축제는 장자못 설화에서 시작한다. 탁발승이 큰 부자를 찾아가 음식을 구했으나 부자는 발우에 똥을 부웠다. 그런 시아버지의 행동을 부끄러워한 며느리가 승에게 쌀을 건네며 사과하자, 승이 이 집에 닥칠 화를 경고하고, 며느리에게 ‘도망치며 뒤를 돌아보지 말라’ 했다. 집이 호수로 변할 정도의 큰 비가 내려 며느리가 아이를 업고 도망쳤으나 집을 걱정한 며느리가 뒤를 돌아봐 결국 돌이 됐다는 얘기다.
장자호수공원은 토평지구와 함께 조성됐으나, 아직도 준공되지는 않았다. 길이가 길어 구리 시내에서부터 한강시민공원 인근까지 이어진다. 토평2지구와 함께 공원조성공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원에는 ‘시민의숲’ 표지석이 있다. 공원부지는 있으나 나무 심을 비용이 부족하자 시민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았다. 그때 구입한 나무를 심고 가꿔 일군 곳이 장자호수공원이다.
설화가 끝나면 동화가 시작된다. 호박마차, 백조, 별, 곰인형, 토끼 등이 대형조형물로 조성돼 본격적인 포토존이 열린다.
시는 2023년 빛 축제에서 ‘혹평’을 받아 2024년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었다. 시 관계자는 “비판을 되새기고 또 되새겨 축제 방식을 고민했다. 도심 거리보다 공원이 조형물 효과를 내기에 더 유리하고, 축제기간을 크게 늘려 축제를 즐길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절치부심한 덕분에 시는 이번에 ‘호평’을 얻고 있다. 장자호수공원이 인근 상권과 맞닿아 있어 상가거리에도 빛 조형물을 설치했다. 주말마다 연계행사도 마련했다. 11월 한달은 주말마다 페이스페인팅, LED쥐불놀이, 비누방울 등 놀거리가 마련된다. 장자호수공원과 연결된 8호선 6번출구 통행량은 지난달 주말보다 15% 이동량이 늘었다. 장자못 축제가 있던 지난 25일에 상인회는 ‘대박이 터졌다’고 시에 감사를 표했다. 토요일인 11월1일에는 구리시 음악창작소 콘서트가 오후 5시부터 귀마저 즐겁게 할 예정이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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