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세상은 병원균 앞에서 멈췄다. 코로나19가 휩쓸던 2020년부터 3년간 병원균 대응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마스크와 소독제를 바쁘게 사댔고, 거리두기와 비대면 취재가 늘었다. 아프면 학교에 안 가기 시작했고, 회식 등 모임은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우리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굳이 늘어놓지 않아도 우린 그것을 몸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19의 경고는 2년을 가지 못했다. 인플루엔자(독감) 대유행에 우리 가족은 그대로 엄습 당했다. 해열제를 먹어도 체온은 39도 밑으로 떨어지질 않았다. 구토와 두통은 체온이 떨어져도 뒤따라왔다. 먹지 못하고 시달리니 체온이 정상을 찾아도 자리보전을 면치 못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9월22일부터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인플루엔자 대유행은 지난 17일자로 경고됐다. 지난해 대유행이 12월이었던 것에 비하면 2개월여 이르다.

그 주에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1천명 중 14.5명이었다. ‘대유행’ 기준점인 9.1명을 훌쩍 넘었다. 의료현장은 정신이 없었다. 학교에 독감 판정을 받은 아이들이 크게 늘었다. 동네 병원은 북새통이고 이번 독감에 잘 듣는다는 비급여 치료제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대기를 해야 구매할 수 있었다.

약간 감기 기운이 있는 아이들도 예방접종을 했다. 독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의료진의 결단인 셈이다. 병원체에 콧방귀 뀌었던 우리 가족을 제외하고 이미 633만명(10월24일 집계)이 접종에 동참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세상을 바꾸는 걸 경험했으면서도 여전히 오만했다.

대단해 보여도 고작 눈에 보이지도 않는 병원균에 무너져 내리는 게 사람의 능력치다. 질병청의 자료를 보면 인플루엔자 외에도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 중이다. 코로나19도 여기에 포함된다. 아직 병원균의 공습에 당하지 않았다면, 예방접종은 물론이고 마스크로 일상을 보호하길 권해드린다.

/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sj@kyeongin.com